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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새로운 지정학 수업 - 대륙부터 국경까지 지도에 가려진 8가지 진실
폴 리처드슨 지음, 이미숙 옮김 / 미래의창 / 2025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지금까지 연구되어 밝혀진 객관적 지리적 사실에 기반하여 기존의 지정학에 관해 잘못된 고정 개념과 왜곡된
고착 의미들을 파헤쳐 올바른 지리학적 내용을 기술한 교양지리학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지리학에서 8개의 대표적인 신화적이고 허구적 주제들을
가지고 각각의 주제가 실제로는 실체가 없는 추상적이고 허황된 개념들이라는 점을 기술하고 있다: 대륙; 경계; 국가; 주권; GDP; 영토회복주의의 사례인 러시아; 지정학적 권력욕의 사례인
중국; 무능함과 동정의 대상의 이미지인 아프리카.
저자는 영국 버밍엄 대학의 인문지리학 교수인 폴 리처드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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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지리학과 정치학의 기본 개념들이 사실은 매우 빈약한 근거 위에 만들어졌고, 역사적으로도 길게는 400 여년이 채 안되면서 대부분 100년 정도의 비교적 최근 시기에 형성되었다는 점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예를 들면, 국가와 국가 사이의 국가 경계선은 오늘날처럼 바둑판의
실선처럼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 역사적으로 자연의 강이나 산을 경계의 표지로 삼았으며, 그것도 장벽
같은 것을 세워 엄격하게 국경을 통제하는 것은 서양의 로마제국과 중국의 한제국의 사례를 들어 불가능하다 거나, 국가라는
것도 근대 들어 형성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정체성에 기반하여 생겨난 것이라는 점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국가란 무엇인가? 국가가 하는 일은 무엇인가? 국가 사이의 경계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한번 정해진 국가의 지리적 위치는 영원불변의 고정적 진리인가?

애초에 사람들은 국가라는 개념적 단위 속에서 살았던 것이 아니라 비슷한 지리적 환경에서 동일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며 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았기 때문에 이웃 공동체 사이의 자유로운 사람과 물자의 교류 형태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도 나름대로 일리
있지만 매우 순진한 주장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국제 정치적인 측면에서는 각 국가는 자신의 물질적인 이득을
위해서는 모든 수단과 방법이 그래서 결국 물리적 폭력까지도 동원하게 되는 소위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떤 지역의 특정 권력 집단이 영토와 자원에 대한 소유와 통치 욕망으로 인해 주변 국가들을 침략하거나 자신만의
정체성을 강조한 나머지 과거의 영광을 현실에 재현시키려고 전쟁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을 현재의 러시아와 중국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오늘날 인터넷 통신망과 초음속 여객기 등의 최첨단 기술 기반으로 자유롭고 신속한 인간과 물자의 교류가 가능해진
환경에서는 더 이상의 인종, 민족, 종교, 언어, 관습 등의 기준으로 국가를 규정하고 구별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하는 저자의 주장에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어쩌면 거대한 하나의 지구촌 국가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는
듯한 착각이 간혹 들 때가 있기도 하지만 언어라는 장벽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면, 오히려 국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의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깨닫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가는 존재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보면, 지리, 역사, 정치적인 사실 기반 위에서 국가와 지리의 관계에 대해 고찰한 교양 지정학 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