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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쿠데타 - 글로벌 기업 제국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가
클레어 프로보스트 외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책콩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거대 국제 기업이 국가들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초국가적인 경제이익 활동에 관한 횡포와 악행을 폭로한
사회 탐사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국제적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벌이고 있는 합법적이라는 가면으로 위장하여 고도화된 전략으로 이득을
취하는 행태와 구체적인 사례들을 4개의 분야로 나누어 열거하고 있다:
기업의 사법적 행태; 복지 차원에서 기업이 취하는 경제적 이득의 행태; 기업 경영과 운영 측면에서 벌이는 이윤 착취 행태; 군사와 외교, 기업이 결합된 복합체 형태로서 국가 단위의 범위를 초월한 개입으로 얻어내는 경제적 이익의 행태가 소개되고 있다.
저자는 영국 기반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클레어 프로보스트와 매트 켄나드 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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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기업과 국가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면 누가 이길까? 아무래도 아시아권에서는
국가가 좀더 파워를 갖기 때문에 국가가 승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서양에서는 정반대로
개인의 재산은 국가를 포함하여 어느 누구에 의해 강제로 수용당할 수 없다는 것이 근본적으로 오래된 철학적 인식에 기인하는 보편적인 상식이다.
현재의 투자자와 국가 분쟁해결제도(ISDS)를 기준으로 제도의 역사와
설립 목적으로 살펴 보면 숨겨져 있던 제도의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새롭게 구축된
세계 경제 질서와 국제 무역 제도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1960년대에 설립된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를 중심으로 본다면, 다수의 신생국이나 개발도상국들을 무시하고
소수의 강대국들의 일방적인 이득을 위해 만들어진 법적인 제도로서, 사실상 18세기 이후부터 세계 대전 이전 20세기 초반까지의 서구 열강들의
식민지 경제 체제 시대의 질서를 계승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소위 개인(기업)의 자산의 소유권이 국가의 법률적 강제권보다 우선한다는 철학적
사상이 경제 제도로 그대로 구현된 셈이다.
문제는 이런 논리가 한 국가의 여러가지 다양한 경제 활동 부문에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특히 상대적으로 경제강대국과의 교역에 적용될 때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저개발국가나 개발도상국의 부패한 관료에게 뇌물을 주고 비윤리적으로 글로벌 대기업이 얻어낸 사업권과 토지나 자원 개발권은 법적 효력은
막강하다. 특히 현재처럼 국제무역과 금융기구 체제처럼 국제 은행간 거래 제한이라는 물리적 제재 수단이
작동되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기업 경영에서 법률적 적용 제외 혜택을 보상으로 자본투자를 무기화하는 글로벌 대기업의 오만함도 뉴스에서 본 것처럼
익숙하다: 열악한 노동환경과 임금이 개선될 수 없는 비정상적인 노사관계, 지역 환경 오염 문제, 본사나 지주회사의 소재지 변경으로 얻어내는
탈세 문제 등은 친숙한 주제이다.
그나마 최근에 고도화된 글로벌 기업의 전략으로 소위 군산복합체의 등장이 눈에 띄는 양태라고 할 수 있다: 특정 국가의 내부적 정치 상황에 고의로 개입하여 내부 분열을 촉진시켜서 정부세력과 반정부세력의 대립과 내전에
이르게끔 만들고 정부군과 반정부군 측에 무기를 판매해 이득을 취하는 사업형태는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이다.
심지어 국제기구의 원조차원의 금융지원조차도 경제주체인 피원조 정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원조 프로그램의 참여 금융기관의
의지대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과거 역사적 식민지에 다름아닌 굴욕적인 상황에 처하게 되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글로벌 거대 기업과 투자자본의 악행과 횡포의 적나라한 사실을 알리는 르포 보고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