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가 묻고 니체가 답하다 - 비관마저 낙관한 두 철학자의 인생론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지음, 이시은 옮김, 박찬국 감수 / 21세기북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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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책콩 카페의 도움으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이 책은 19세기의 독일 관념론 철학의 두 거장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과 사상의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비교와 대조 분석으로 드러나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이용해 두 철학자의 사상을 깊이있게 다룬 교양철학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14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고 크게 보면 3개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과 사상을 다룬 1(4)2(3), 니체의 철학과 사상을 다룬 4(4), 동일한 주제에 대해 두 철학자의 주장과 입장을 비교하는 3(3)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쇼펜하우어의 의지철학애 대해 이야기한다:

-세계의 본질은 생존과 번식을 위한 맹목적인 노력이라는 의지이고, 인간은 세계를 구성하는 일부분으로서 세계 속에 존재하는 다른 구성물들과 동일한 의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간의 의식이나 지성은 의지와는 별개의 요소로 의지의 영향을 받는다.

-인간의 의지행위는 절대적인 자유로운 행위가 아니라 성격과 동기에 영향을 받은 의지에 의해 결정론적으로 결정된다.

-의지는 목적이나 종료가 없는 노력 그 자체이며, 단순히 욕망을 충족하는 의지행위는 또다른 욕망을 위한 의지행위로 대체되기 때문에 욕망이 없는 상태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게 된다.

-의지를 부정하는 것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선이라고 한다: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의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차원의 의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2부에서는 여러가지 주제에 관한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다루고 있다:

-사랑에는 남녀 간의 성적 사랑과 연민에서 비롯되는 자애의 2종류가 존재하는데, 쇼펜하우어의 추종자 음악가 바그너가 생각한 인류 구원의 역할을 하는 자애의 개념과는 전혀 다르다.

-인간의 죽음은 공포스러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이 비합리적이고 생존을 향한 의지이고 삶 자체가 고통이기 때문에 삶에의 집착을 극복한다면 삶으로부터의 해방을 얻을 수 있다.

-노력과 고통으로 이루어진 비합리적인 쇼펜하우어의 세계관에서는 철학적 염세주의 주장으로 표현된다: 불쾌의 총합이 쾌락의 총합보다 크다.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존재하는 것보다 낫다.

3부는 쇼펜하우어와 니체의 철학적 입장과 견해 차이를 보여준다:

-무신론적 입장: 쇼펜하우어가 비록 기독교 교리의 연민과 자애, 금욕 사상을 지지하지만 기독교 세계관(유일신과 창조, 원죄설과 구원신앙)의 부정과 비난에서 무신론적 입장이다.

-고통의 정당화: 세계 자체가 고통으로 가득 차있다는 쇼펜하우어의 염세적 세계관에는 고통의 의미는 존재하지 않고, 고통 속에 도덕적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는 니체는 생명정론의 입장이다.

-정동과 인식: 쇼펜하우어는 인식이 정동과 감정에 종속적이지만, 니체는 정동과 감정이 인식에 유익한 영향을 끼친다는 관점주의를 주장한다.

4부는 니체의 철학을 서술한다:

-니체의 미학 이론은 예술과 진실의 3가지 관점으로 제시된다: 아폴론적, 비극적, 소크라테스적 관계.

-고통에는 극복을 통한 성장이라는 의미가 내재되어 있다고 본다.

-자기 부정이나 자기 희생 같은 도적적 본능은 충동상태에 영향을 미치지만 자기긍정 같은 위대함은 충동상태의 증상으로 구별된다.

저자는 영국 사우스햄프턴 대학교 철학과 교수 크리스토퍼 재너웨이 철학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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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한국의 20~30대 젊은 청년층을 중심으로 쇼펜하우어의 죽음과 니체의 위버멘쉬(초인)’ 사상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철학자의 철학 개념과 이론들 사이에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깔려져 있다는 사실은 대중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데, 바로 이 책의 주된 주제이자 내용이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2명의 철학자의 철학 개념과 사상의 내용을 기반으로 요약하고 비교 분석과 비판을 한다는 점이다: 물론 철학자의 주요 핵심 원리와 주장들을 압축하여 정리한다는 점만으로도 활용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게다가, 기본적인 철학적 아이디어와 이념을 구축하고 증명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저자의 비판적 사고 과정을 따라가는 재미도 느끼게 된다.

한편으로 복잡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되는 지점도 생기는데, 이 책에서 서술되는 철학적 개념은 4가지 관점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쇼펜하우어의 관점, 니체의 관점, 저자의 관점, 일반 대중의 관점을 생각하고 읽는 것이 개인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내용은 마치 쇼펜하우어가 선배 철학자 칸트의 개념과 사상을 인용하고 비교하고 비판하기도 한 것처럼, 니체 또한 선배인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동일한 방식으로 연구에 사용한다는 점이 놀라운 점이다: 한마디로 주석 차원을 넘어 평가를 내리는 부분은 충격적이었다.

전반적으로 보자면, 19세기 독일 관념 철학의 두 거장의 철학 사상을 정리하고 비교 분석함으로써 핵심 철학의 원리에 대한 이해의 깊이와 폭을 넓혀주는 교양철학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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