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 자본주의는 어떻게 이동하며 세계의 미래를 바꿔왔는가?
이동민 지음 / 갈매나무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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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본주의가 인류 역사에서 탄생하여 성장과 발전하는 과정을 지리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서술한 사회경제학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6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자본주의 체제가 사회와 국가 체제, 나아가 국제 관계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과 과정을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들을 통해 시대 별로 서술하고 있다:

-대항해 시대 초기 은광의 독점적 소유에서 오는 부의 이점을 살리지 못하고 사치와 잦은 전쟁을 통한 국력과 재정 소모로 몰락해버린 에스파냐는 교훈적 사례에 해당된다.

-17세기 북해 청어 산업으로 축적한 부를 기반으로 해양무역과 금융자본주의를 통해 강소 선진국이 된 네덜란드를 만들어낸다.

-18세기 벗어날 수 없던 가난 속에서 탄생한 영국의 산업혁명와 산업화의 물결이 이끌어낸 산업자본주의로의 진화하면서 19세기 서구 열강제국주의의 선봉으로 활약하게 된다.

-18세기 말에 이미 형성되어 가던 산업자본주의가 민중의 착취와 귀족계층의 사치가 만연했던 프랑스의 절대왕정 하에서 피어난 대혁명의 결과를 계기로 드러나며 19세기 계몽주의를 기반으로 식민지 쟁탈전을 야기시키게 된다.

-19세기 말에 다수층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소수 지배층으로부터의 일방적인 개혁이 결국 산업자본주의의 실패로 끝난 채로 20세기의 공산주의 체제가 수립되면서 몰락해버린 잊혀진 러시아는 에너지자원 무기화 정책을 추진 중에 있다.

-독일 역시 19세기 뒤늦게 유럽 산업자본주의 후발주자로 시작해 단기간에 급성장해버린 파시즘에 사로잡혀 나머지 유럽과 전세계의 평화를 깨뜨리고 전범 국가가 되어 분단되지만 20세기 후반의 통일을 통해 유럽연합 내 위치를 회복 중에 있다.

-지리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축복받은 국가 미국의 19세기 중후반부터 시작된 산업자본주의의 발전은 2번의 세계 대전과 세계 경제대공황을 겪었음에도 현재까지도 이어지면서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군림하고 있다.

-전세계적인 전쟁이 종료되는 20세기 중반 이후 서양 자본주의의 신자유주의와 국제화가 결합되면서 혜택을 보게 되는 동아시아 3개국(중국, 한국, 베트남)의 압축 성장 이야기도 소개된다.

저자는 진주교육대학 사회과 교육과 이동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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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역사서에서 한 국가나 국제 관계 나아가 문명의 역사를 서술하거나 이해할 때 주로 정치 권력적인 측면의 시각에서 권력 획득의 향방을 중심으로 따라가거나 유기적인 인과관계를 형성하여 이해하려는 경향이 많이 있다. 그래서 경제적 요인이 국가 권력의 획득, 유지, 행사에 큰 영향을 끼친다 거나 국제 관계에서 전쟁으로까지 유발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은 간과하거나 무시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산업혁명과 금융자본경제 체제가 결합되어 산업자본주의가 확립되고 공산주의 체제가 붕괴된 20세기 이후 벌어지는 국가 통치와 국제 관계의 가장 큰 근본 원인으로 정치나 사상적 이념이 아닌 경제적 이익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 책은 그런 현실 정치와 외교의 사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미중 무역전쟁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경우, 경제적 요인이 크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노동집약 산업국가에서 기술집약과 첨단 산업 체제로의 변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무분별한 과학/공학 기술 분야 지적재산권 도용과 타국의 자본침탈을 벌이며 한국과 산업적 경쟁관계가 되어버린 중국에 대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중국에 적대적으로 맞서며 새로운 국제 정치와 경제 질서를 만들려고 하는 미국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그리고, 직접적인 경쟁관계인 중국과 달리 오로지 에너지와 원자재 산업국가인 러시아를 상대로 우리는 러시아를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해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반적으로 보면, 지리경제학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역사적으로 자본주의를 흥행시킨 국가들의 사례들을 통해 강대국으로 진화하는 요소들과 과정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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