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역사 - 우주에서 우리로 이어지는 138억 년의 거대사
팀 콜슨 지음, 이진구 옮김 / 오픈도어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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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양한 과학(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적 이론들에 근거해 우주와 지구, 생명체와 인류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서술하며 우주론적 차원에서 인류 문명의 탄생의 필연과 우연의 속성을 이야기하는 교양과학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2가지 주제의 내용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우주와 지구의 탄생 과정; 지구에서 생명체의 탄생과 인류의 진화과정. 전체는 총 10개의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주의 탄생은 여전히 신비로운 과정을 겪는다: 우주라는 공간도 없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어느 한 점이 초고밀도 초고온 상태에서 대폭발을 일으키게 되고 부피는 급팽창해지고 온도는 급저하되면서 소립자 물질과 우주광선이 터져 나오는데, 소립자 물질 사이에 4가지 힘(중력,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 약한 상호작용)이 생겨나면서 상호작용을 통해 우주 물질과 별들이 형성되기 시작한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태양계와 지구가 만들어지게 된다. 문제는 에너지와 물질 사이의 변환이 조화롭게 균형을 맞추면서 이루어지는가이다. 상호작용의 힘의 세기나 반응 속도에서 조금이라도 균형이 깨진다면, 우주는 팽창에 실패하여 지체되거나 축소될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우주 전체가 압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헬륨과 수소와 같은 초기 지구의 기체 성분으로부터 자연의 4가지 상호작용의 힘이 작용하여, 고체 원소들의 형성과 원자의 탄생, 그리고 원자 간의 화학 반응으로 이른바 생명체 요소들(유기물, , )이 만들어지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또 있다: ‘성분은 지구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지구 밖 외계 행성에 존재하는 성분으로, 지구에 충돌하는 혜성이나 소행성으로부터 왔다고 인정되고 있다. 단순히 유기물 덩어리가 모여 있다고 생명체 활동(발열과 흡열 화학적 반응)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는 어떤 환경에서 적당한 농도를 이루게 되어 생명체 세포가 만들어지게 되었는지가 관건이다: 현재까지의 유력 가설은 유기물 화합물 분자로부터 반복적인 화학적 반응으로 인한 생명체 세포로의 진화가 이루어졌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이때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섭씨 30도 정도로 온난한 날씨가 유지되며 일정량의 태양빛과 물이 공급되어야 하는 조건이 요구된다는 점이다.

이제 문제는 지구 상의 수많은 동물 중에 8천만년을 지배한 막강한 포식자 공룡도 아니고 많은 포유류 동물 중에서도 왜 하필 인간만이 살아남아 문명을 건설하게 되었는가이다: 650만년 전에 시작된 현생 영장류 종이 약 1만년 전까지 진화를 거듭해, 9천년전부터 석기 문명시대를 열게 되었는지는 기후 변화와 이주, 도구와 불의 사용, 육식 습관, 돌연변이의 집단화와 분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저자는 특히 4만년전의 기후변화로 인해 온대 지역이 열대화 되면서 네안데르탈인이 소멸되고 호모 사피엔스 종이 확산되었다고 보고 있다.

저자가 인식하는 우주와 생명체의 진화 과정은 비결정론적 확률론적 세계관을 선택하고 있다: 우주는 복잡계이기 때문에 확률적으로 특정 사건이 발생할 확률은 매우 낮은 우연이라고 결론짓는다.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생물학과 팀 콜슨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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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이고 어디에서부터 왔는가? 우주는 무엇이고, 인간과 우주는 무슨 관계에 있는가?

얼핏 들으면 사이비 교주나 괴짜 망상가나 할 법한 질문을 과학적 연구 이론들의 결과에 기반하여 탐구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저자의 생물학의 권위자라는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실험실 데이터만 가지고 확률 계산상 필연과 우연을 판단하는 것은 객관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인류가 과학적 실험을 통해 생명체 세포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환경 조건을 알아 낸 것이 아닌데, 중복 발생을 재현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어렵고 확률 계산의 모수를 추정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차라리 물리학과 화학에서 밝혀낸 열역학 법칙에 기반하여 우연성을 판단하는 것이 과학적 근거의 합리성이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우주의 전체 에너지 양은 보존되므로 폐쇄계이지만 물질과 반물질의 균형이 언제까지 유지될지 모르며, 비가역적 변환법칙으로 인한 물질과 에너지 변환 과정이 필요한 경우의 수만 고려하더라도, 게다가 시간 변수를 고려한다면 반복을 하더라도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태양계 이외에도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또다른 외계 생명체와 외계 문명의 존재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신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이 아무리 임의적으로 우연히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아직까지 붕괴되지 않는 우주를 유지할 수 있도록 제어하는 무엇인가의 존재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들지만, 여전히 우주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원리들이 지배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전반적으로 보면, 과학 지식을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우주와 지구, 생명체와 인류, 그리고 인류 문명에 관해 관계와 의미를 거시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교양과학서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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