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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2
올더스 헉슬리 지음, 이덕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이 소설은 미래 시기의 고도로 과학화된 문명의 전체주의 사회체제 하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라는 목표와 인류가 추구하는 수단인 과학, 예술, 종교가
가지는 가치와 의미를 묘사한 공상과학 소설 작품이다.
저자는 20세기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이고, 번역자는 교육자 출신 번역가 이덕형 작가이다.
작품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포드력 기원 632년(서기 2540년) 미래
시점의 런던 사회는 과학 기술 기반의 이상적 국가 형태를 갖고 있다: 국가의 개념은 사라지고 하나의
유일한 사회 체계와 제도 하에서 지역별로 10명의 총통이 다스리는 체제에서 모든 인류는 5개 등급(알파, 베타, 감마, 델타, 엡실론)으로 분류하고 소수의 알파 지배등급을 정점으로 다수의 피지배 계급으로 하나의 피라미드 형태의 등급별 인구 형태를
유지하도록 모든 인류의 탄생에서 죽음까지 교육, 직업, 생활, 종교와 예술을 제외한 여가 활동 등 삶의 전체 과정이 제어되고 통제된다. 기본적으로
태아생식이 아닌 배아생식 방식과 조건반사식 무의식적 세뇌 교육 체계 아래에서 인간의 독립적인 사고와 자유 의지는 존재할 틈이 없다.
런던 중앙 인공부화 및 조건반사 양육소의 심리학과에 근무하는 심리학자 버나드 마르크스는 지배계급인 알파계급이지만
월등한 두뇌에 비해 열등한 외모 때문에 다른 부서에 근무하는 헨리 포스터처럼 우월한 다른 알파계급의 지도자들과는 다르게 소극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의
소유자로서 동료들로부터 소외당하면서도, 태아저장실에 근무하는 매력적인 미녀 레니나 크라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다. 그런 버나드에게는 버나드와는 다르게 미남이지만 뛰어난 지성때문에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버나드와 똑 같은 처지를 공유하는 친구인 감정공과대학의 헬름홀츠 왓슨 강사가 있었고 호감을 느꼈던 레니나 크라운과의 교제에 관한 고민을
나누고 있었다.
레니나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고 있던 버나드는 함께 떠난 뉴멕시코의 야만인 보호구역으로 여행에서 금발 여인과
그녀의 아들 존을 만나게 된다. 버나드가 뉴멕시코 야만인 보호구역 멜파이스 고원에서 만난 금발 여인의
신원이 린다이며, 인공부화 및 조건반사 양육소장 토마스가 언급했던 과거 자신의 20년 전의 뉴멕시코 여행 경험 에피소드에서 실종되었던 동반 여행자라는 사실을 파악하게 되고 둘을 런던으로 데려오게
된다.
태아생식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존의 존재는 어떤 의미이고 어떤 취급을 받게 될까?
20년간 문명 사회와 절연되어 야만인 생활을 했던 린다와 실제로 야만인인
존은 문명사회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대응해나가게 될까? 과연 소장과 린다와 존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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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산업이 고도화된 미래 사회의 모습은 어떠할까? 고도로 정밀화된
로봇들의 도움을 받아 편안한 생활을 보내는 인간의 삶의 모습일까? 아니면 오히려 고도로 발달된 로봇으로
인해 통제받아 피폐화된 인간 생활을 보내게 될까?
이런 식의 미래 사회의 모습에 관한 공상이나 상상을 현재 시점의 우리만 한 것이 아니라 과거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해왔던 그야말로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유구하면서도 흥미로운 주제이다: 오래되기로는 아리스토텔레스부터
조나단 스위프트나 쥘 베른을 거쳐 조지 오웰이나 올더스 헉슬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미래 사회의 모습을 그려내어 왔다.
무엇보다, 이 소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2가지이다:
우선, 등장
인물이나 소품들의 이름이 모두 상징성을 띄고 있다는 점이다: ‘헨리력’의
기준이 미국의 헨리 포드가 공정 자동화를 통해 생산한 포드자동차 T모델의 제작년도 1908년을 원년으로 삼는다거나, 버나드 마르크스는 조지 버나드 쇼와
칼 마르크스, 헬름홀츠 왓슨은 헤르만 폰 헬름홀츠, 다윈
보나파르트는 찰스 다윈과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맬서스 허리띠, 보카노프스키
공정,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등을 차용했다.
두 번째로 셰익스피어 작품들의 인용과 언급이다: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들 속의 대사를 많이 인용하고 있고, 심지어 소설의 제목 ‘멋진
신세계’도 ‘템페스트’에
나오는 대사의 한 대목이다.
올더스 헉슬리가 예상한 미래 사회의 모습은 마치 중세 종교적 신앙 시대와 절대 왕정 시대를 합쳐 놓은 듯하게, 매우 엄격한 종교나 이념적이고 철저한 신분 계급 분리 사회나 단체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모든 것이 통제되는 환경에서 인간의 개체 수와 권력 행사자의 수는 극도로 반비례할 수밖에 없다고 본 것 같다.
한편으로, 이 작품에서 강조하는 것이 인간이 추구하고자 하는 목표인
행복을 위해 인간의 본성인 예술, 신앙, 지식을 가장 제거해야
하는 방해물이 아니라, 오히려 정반대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고 발전시켜야 하는 소중한 가치라는 사실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이하게도 올더스 헉슬리는 생물학적 지식에 의한 자동화, 특히 배아생식을
공정화한 인간 생명 탄생 공정의 자동화와 기계화된 과학 문명 위에 매우 억압적이고 비인간적인 인간 통제 정치 체제를 결합한 사회를 묘사하고 있다: 사실, 이와 유사한 아이디어를 히틀러가 실제 현실에서 아리안 종족
공장이라는 방식을 구현했었던 실패 사례가 있었는데, 아직 유전자가 발견되기 약 20년 전인 1930년대에서는 생물학적 지식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상이 아닐까 싶다.
전반적으로 하이테크 사회가 수직적 체제로 형성될 때의 모습을 통해 인간과 인간 사회의 본질과 특성을 보여주는
공상과학 소설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