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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현대화 그리고 가치투자와 중국
리루 지음, 이철.주봉의 옮김, 홍진채 감수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9월
평점 :

이 책은 인류 문명 발달사 관점에서 중국의 현대화와 가치투자 기법의 중국 적용,
그리고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제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저자의 에세이와 강연, 인터뷰, 서평에 관한 글들을 모아서 편찬한 것으로 크게 3부분으로 이루어진다: 문명, 현대화와 중국; 가치
투자와 중국; 읽고 생각하고 깨닫다.
저자는 히말라야 캐피털 창업자 리루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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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다루는 주제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이다: 현재의 중국은 왜
서양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을까?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중국의 미래는 어떨까? 중국 주식 시장에도 가치투자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까?
사실 위 질문에서 주어인 ‘중국’을
‘한국’으로 바꿔도 여전히 성립되는 치명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의 생각은 이안 모리스가 제안한 인류 문명 발달 평가 지수인 에너지 생산과 소비 지수에 기반하여 동양과 서양
문명을 평가했을 때 서양 선진국들은 3.0 과학기술 문명 단계의 중심에 있고 중국은 2.5단계 이상 3.0 초기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에는
매우 동의가 되지만, 중국이라는 국가의 정치체제와 시장 경제 구조에 대해 저자가 갖는 미래 발전 예상에는
개인적으로 전혀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물론 중국인 저자의 특성과 저술 시점이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20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낙관적인 예측을 한다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느껴진다.

중국 경제에 관한 저자의 낙관적인 미래와는 달리 개인적인 의견은 기본도 갖추지 않고 되는대로 마구 위로 쌓아
올리는 건축물 같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설사 중국이 현대화를 진행중 이라고는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자유 시장 체제와 과학기술의 완벽한 결합 형태가 아니라 비정상적인 시장 체제와 비실용적인 과학기술의 만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근본적으로 현재의 중국 체제에서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과 경쟁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고 부정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중국에서 첨단 기술과 첨단 제품이라고 발표하는 내용들은 실용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양산 제품들의 품질 관리가 없기 때문에 중저가 이상의 평가를 받기 어려워서 기업 입장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에 영원히 고품질의 고부가가치를 달성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2012년 이후부터 중국의 상품/서비스
수출의 GDP 비중이 3%를 넘지 않는다. 즉, 내수 경제 구조로 전환되었다는 의미로 국내 순소비 비중이 70~80%를 차지한다. 나오지 않은 숫자의 의미를 해석하자면, GDP형성의 20~30%는 소비 시장이 아닌 부동산 시장의 비중이라는
의미이다. 더군다나 2014년 이후 시진핑 정부 체제에서는
‘공동부유’라는 소위 공산주의 원리에 기반한 경제 배분정책이
시행되기 때문에 시장경제 원리가 작동하기는 어려워지지 않을까 추측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인상깊은 대목은 한국의 현대백화점을 예시로 삼아 기업내재가치 계산과 주가 평가 과정을 통해 가치
투자의 핵심을 설명한 부분과 2014년에 왜 중국 기업 BYD에
투자했는지 결정 과정에 관한 부분이다.
중국 기업에 대한 가치투자 역시 저자는 강력히 권고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지 중국이 서양 금융시장 수준의 회계와 감사에 관한 법률적 제도를 갖추지 않는 한 전적으로 신뢰하기에는 위험부담이 존재한다는 생각이다: 주식시장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한마디로 재무제표 상으로는 환상적인 저평가 기업이지만 실제 현지 답사를 해보면
그저 환상으로 그치는 경우를 실제로 경험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중국의 정치와 시장 구조가 서구권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전반적으로, 인류 문명 발달사 관점에서 서양과 중국의 문명의 발전
상의 차이점들과 가치투자의 개념과 적용 대상으로서의 중국과 중국 기업들, 그리고 중국과 중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서 현역 금융투자자의 거시적인 시각의 이야기를 담은 경제교양도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