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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사 다이제스트 100 ㅣ New 다이제스트 100 시리즈 9
안정애 지음 / 가람기획 / 2024년 5월
평점 :

이 책은 중국 역사를 통사적 관점에서 100개의 주요 사건들을 압축적으로
선택하여 요약하여 소개하는 중국사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중국의 5천년 역사를 7개 시기(선사, 고대, 중세, 근세 전기, 근세 후기, 근대, 현대)로 나누어, 총 100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안정애 역사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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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서술에 접근하는 방식은 동시대의 인접 국가들과의 비교를 통해 장단점을 드러내는 공시적 방식과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동안 발생한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전체적인 흐름 속에서 나타나는 갑작스러운 단절이나 변화만큼이나 단절을
넘어 지속적으로 이어져 내려온 연속적인 특성들을 살펴보는 통사적 방식이 대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역사 초보자의 입장에서 통사적 관점의 서술 방식이 접근하기에 유용하다는 점에서 이 책의 장점과 특색이 드러난다:
5천년의 중국 역사를 기술하는데 있어서 단순한 역대 왕조의 설립과
교체 중심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둘러싼 관련된 인물들의 활동이나 당시 사회적 배경, 문화적 관습을 포함하여 시대적 맥락을 포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특히, 민란이나 전란의 발생 사건의 경우, 집단적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축적된 당시 사회적 분위기와 시대적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예를 들면,
후한시대 황건적의 난이 실상은 농민 반란 운동이었으며, 청나라 말기 태평천국의 난은 태평천국이라는
이상 평등 사회의 실현 운동이라기 보다는 피지배 착취 대상인 한(漢)인의
저항 운동이라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역사적 사건을 당대의 사회적 맥락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역사적 의미를 파악하게 만들어
준다:
예를 들면, 한국과 관련된 중국의 침략 전쟁 중에서, 중화주의 기준의 외교 관점에서 중화질서의 수립이 가장 큰 요인이라는 설명은 매우 설득력 있다: 수나라와 당나라의 한반도 침략 전쟁의 목적과 이유는 중화질서의 수립의 마지막 단계로 남은 것이 한반도 3국의 종속이어서 3국 통일 전쟁에 참여 했었다는 것과 몰락해가는
명나라가 조선에 구원병을 파병한 것은 중화질서를 깨뜨리지 않고 보호하려는 차원에서였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6.25 한국전쟁의 중국 참전은 외교적 차원이 아닌 국내 공산당 지배체제 강화 목적이었다는 것도
흥미롭다.
흥미롭게 느낀 점은 중국 역사에서 민족과 국가의 구분을 떠나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라는 중화주의가 하나의 이념으로
이어져 내려온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비록 19세기 서양
열강세력들의 침략이 일어난 이후에 비로소 중화민족의 개념이 생겨났다고 하지만, 19세기 이전까지 한(漢)족과 오랑캐족 사이의 번갈아 왕조 출현이 있었음에도 모두 일관되게
한족문화를 유지했다는 점에서 21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통용되는 중화사상이 하나의 종교와 같은 이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워낙 방대한 분량의 중국 역사에 대해 핵심적인 역사적 사건들을 개략적이면서도 깊이 있게 다룬 역사책이라 초보자가
읽기에 적합한 중국사 입문서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