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적 자본주의의 위기
마틴 울프 지음, 고한석 옮김 / 페이지2(page2)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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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0년대 들어 국제 무역체제와 글로벌 자유 민주주의 시대에 역행하는 국가 진영 간의 경쟁과 대립이나 자국 보호무역 체제로의 추구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정치경제학 서적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4부분으로 구성된다: 첫번째 부분에서 민주주의 정치와 자본주의 경제의 역사적 발전 과정과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두번째 부분에서 자본주의 경제와 민주주의 정치의 왜곡된 결합이 빚어내는 결과가 궁극적인 파탄과 실패를 가져오는 과정과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세번째 부분에서 성공적인 자본주의 경제와 건강한 민주주의 체제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해결 과제와 방안들을 논의하며, 4번째 부분에서 현재 벌어지는 국제적 위기는 단일 국가 차원이 아닌 국제 사회 수준의 문제라는 점에서 글로벌 연대를 강화하는 해결 방안과 함께 국가 내부에서 요구되는 개혁 방안을 저자의 시각에서 제안하고 있다.

저자는 파이낸셜 타임스의 수석경제평론가 마틴 울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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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간에 벌어진 굵직한 국제적 사건들을 떠올려 보면 도무지 종잡을 수 없이 다양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2008년 국제 금융 위기,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영국의 유럽 연합 탈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사우디의 반목,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등등.

1990년 이후 이념에 의한 체제 충돌과 대립이 사라지고 오직 국제 무역 자본주의 체제와 보편적 자유 민주주의 사회가 하나의 국제 질서로 정착된 지 불과 3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또다시 국제 공조와 연합에 분열과 대립이 시작되었고, 소위 경제 선진국의 국내 정치는 느닷없이 민족주의와 독재정치, 포퓰리즘 정치 논쟁으로 혼란을 겪게 된다.

왜 이런 일들이 갑자기 일어나기 시작한 것일까? 원인이 제각각 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의 거대한 국제적 격변기에 진입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각 국간의 이해 충돌을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저자의 시각이 이 책의 주된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는 본질적으로 상반된 성격의 요소들의 구성이지만 공통된 기반을 가진다는 사실에서 출발한다: 개인의 상업적 자유와 구속받는 정치적 자유, 부의 불평등한 편중과 법률적 평등 지위, 경쟁적 환경과 통제 대상 등으로 공통적으로 법률적 권리와 보호가 정착되어 있어야만 작동한다는 전제가 존재한다.

근본적으로 정치와 경제가 서로 대립되는 성격이고, 또한 서로에게 좋은 영향과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호 관계에 있는 것도 특징이다: 보편적 민주주의의 과도한 발달은 경제 성장을 억제하고 부의 평등한 분배를 요구하며 민주주의의 약점인 포퓰리즘을 이용한 사회주의 정치가 탄생할 수 있다. 반대로 자본주의 경제의 과도한 성장 욕구는 경제인들이 정치를 장악하여 합법적 부의 약탈과 착취를 진행시켜서 부의 불평등한 집중을 가속화시키고 비민주적인 독재정치가 생겨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론상으로 서로 상극의 정치와 경제 제도를 어떻게 운영해야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까? 한마디로 고도의 균형을 갖는 제도와 운영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을 위한 인프라와 환경을, 시장 참여자인 국민에게 교육을, 연구를 위한 연구 자금을 제공해야 한다. 정치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직접 참여하여 시장 참여자의 인센티브를 높여야 한다. 기업이 영위하는 전반적인 기업 활동에 어느 정도 자유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정치와 경제 체제에서 충돌과 대립이 일어나고 있는 국제 환경에 걸맞은 해결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저자가 제안하는 방식은 크게 2가지 접근 방식이다: 국제적 관점에서 자유 민주주의 자본주의 체제의 국가들끼리의 동맹 관계와 상호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 수준의 문제(기후, 우주, 환경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경쟁을 벌인다. 개별 국가 관점에서는 소수 엘리트의 의존성에서 벗어나 협동적 시민 사회와 공동체의 구축을 통한 신뢰 회복이 정치 개혁의 출발점이 된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중동 아랍과 이스라엘 진영 사이의 대립에서 한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굳이 어느 한쪽을 과감히 선택하기 보다는 양측과 소통이 되는 중간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이 국익의 관점에서 좋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현재 국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슈들의 핵심을 정치와 경제의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훌륭한 정치경제학 저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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