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를 사용한 조작의 역사 -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 숫자들
앙투안 울루-가르시아.티에리 모제네 지음, 정수민 옮김 / 북스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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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수량화와 통계작업이 국가와 사회의 정치와 경제 제도에 영향을 끼쳤던 역사와 사례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0개의 단원에 걸쳐, 수량화와 숫자를 사용하는 작업의 결과가 인류의 삶의 다양한 측면(투표제, 정치체제, 통계 자료화, 법률 제정, 경제 정책 수립, 질병 진단과 치료법 등)에서 소수의 지배 계층에 의해 이용되었던 방식과 사례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한다:

정치체제의 투표 제도의 정당성은 사회의 목표와 투표제도의 목표의 사이에 일관성에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완전 평등은 산술평균, 사회적 정의는 기하평균; 일관성의 목표가 정기적 정권 교체는 과반수 득표제, 다수의 공리주의는 산술평균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비록 수량화가 모든 상황의 상태를 온전하고 정확하게 묘사하지 못하고 불완전하게 반영한 근사치라고 하더라도, 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위해서 정치 공학적인 측면에서는 수량화를 이용한 계산과 예상을 수행하고 의존할 수밖에 없다.

정치가 사상, 법률 제정할 때 수학을 이용하여 권력의 유지를 정당화한다.

평균이라는 획일화의 위험성을 갖는데, 수량화는 분류 기준의 제한이나 숫자의 부정확성에서 비롯되는 통계의 오류는 태생적인 약점이다.

통계를 적용한 법률적 알고리즘, 통계 지표를 사용한 경제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실제로 인간의 삶에 개선이나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통계처럼 거대한 숫자뿐만 아니라 성능이나 수익률처럼 단순한 숫자조차도 조작과 왜곡을 사용해 개인이나 대중에게 금전적 사기 피해나 환경 오염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현재 유행하는 알고리즘의 의사결정이 사회에서 정당성과 유용성을 얻으려면, 평가 기준의 다양화와 빅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며 목표와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

통계의 오용은 자료의 부정확함이나 불확실성 뿐만 아니라 자료 해석의 비중립적인 편향적 해석에 의해서도 만들어진다.

저자는 수학 정치이론 전공의 이탈리아 트렌토대학의 앙투안 울루-가르시아 교수와 티에리 모제네 작가이고, 번역자는 정수민 번역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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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세계의 절대왕권 수립 시기에 정립된 정치 이념의 기저에 수량화가 사용되었다는 사실과 심지어 현재까지도 이어지며 여전히 유효함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라운 일이다: 개인 사유제도와 국가간 무역과 산업의 자유, 시장 경제의 국가 개입의 최소화는 이른바 보수주의의 시장경제 철학의 핵심이다. 오늘날 현대 자유 민주주의 체제에서 채택하고 있는 정치 체제는 기독교 신앙의 교리에 기반한 산물이지만 동시에 신앙을 벗어나려는 시도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수량화가 사회적인 속성을 나타낼 수 있는 추상화된 수학적 모델을 만들어서 산술적 계산을 통해 평가와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정치나 법률 제정 활동에 하나의 도구로써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 방안임을 수용해야 한다. 동시에 숫자가 인간의 삶의 모든 것을 묘사하지는 못한다는 점을 잊지 말고, 가능하다면 다양한 평가와 분류 기준을 개발하고 적용해야 한다:

물론 역사적 경험을 통해, 모든 것이 통계적 수치에 근거한 예상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유방임적 고전적 시장 경제체제 대신에 정부의 참여가 허용되는 케인즈의 소비중심의 수정주의적 시장주의 경제 제도가 불황시기의 해결책이 된다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객관적인 수량화 작업들이 이루어지려면, 기존의 고착화된 사회적 관습과 권위에 대한 끊임없는 의구심과 과학적인 개선 작업이 가능한 사회 분위기와 환경이 갖추어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우리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정치, 경제, 의료 제도에 담겨져 있는 통계 수치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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