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밍 웨이브
무스타파 술레이만 지음, 마이클 바스카 정리, 이정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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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범용 기술의 속성을 통해 과학 기술 발전의 안전하고 건전한 개발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기술 발전과 변화, 전파의 확산과 전파 과정의 역사; 인공지능과 합성 생물학 중심의 로봇 공학과 양자 컴퓨팅의 차세대 미래 범용 기술; 범용 기술의 물결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억제 가능한 기술을 위한 10단계 기술 개발 제안 등에 대해 총 14개 단원에 걸쳐 이야기한다.

저자는 국제적 AI기업가 무스타파 술래이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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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입장은 인공지능 자연어 처리 개발자 배경에서 인공 지능의 현재 기술 수준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특히 로봇 기술과 결합된 인공지능 기술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기술 종사자 배경에서 긍정적인 입장을 취한다는 잠에서 자연스러운 일 일수 있다.

인공지능은 본질적인 한계이자 약점을 가지고 있다: 학습 과정을 통해서 해답을 찾아내는 결정 기준을 구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설정하는 목표와 도출해낸 해답이 무슨 의미를 갖고 서로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인간의 입장에서 해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인간의 뇌 수준의 기능을 모방하려는 인공지능 개발 시도는 저자인 무스타파 슐레이만이 공동 창립한 딥마인드가 최초가 아니라 이미 현대 컴퓨터의 역사와 함께 진행되어 왔다: 인간의 뇌처럼 작동하는 컴퓨터 모델을 구상했었던 1950년대 마빈 민스키나 1990년대 중반에 향후 30년 이후의 미래 컴퓨터의 발전과 양상을 예측한 바 있었던 이 책의 추천사를 작성한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창립자 빌 게이츠처럼 컴퓨터 과학자나 선도기업가 모두에게 첨단 기술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현실적인 달성 결과는 매우 더디게 발전되어 왔다.

또한, 저자는 유전자 가위나 단백질 DNA결합을 통한 신약 개발이나 세포 합성을 사용한 치료제 개발이 인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자연산 성분이 아닌 인공적인 성분의 치료제가 인류 대다수에게 부작용 없는 보편적 치료 효과를 갖는 사례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위적 성분의 태생적 위험성과 합성 생물학 기술의 악용과 오용 위험은 부정적 반박의 근거가 된다.

기술의 억제가 중요하다는 주장에는 전혀 이견이 없다: 기술을 억제하지 못한 것이 잠재적인 전쟁이나 테러 위협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지만 과도한 걱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오히려 기술 억제를 위한 일종의 소수 국가를 위한 기술 독과점 국제 체제 설립이 실효적인 해결 방안이 될지는 의문스럽다: 기술 개발과 확보 과정에서 제외된 다수의 국가에서 현재의 불평등 상황에 불만을 가진 급진적 세력들이 소위 테러를 통해 현재 상황의 변화를 추진하게 만드는 일종의 강력한 동기로 작용한 역사적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저자가 제안하는 억제가 가능한 기술 개발 10단계는 안전이 확보된 기술의 공개와 검증이라는 이상적인 목표와 기술 개발 기업의 이익 확보라는 현실적인 내용이 포함되었다는 점에서 실현가능성을 따지기 이전에 고려할 만한 가치는 매우 높다고 본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닌 순순 연구 목적의 대학이나 연구소만 참여하는 국제 학술 공동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본 경험이 단 한번이라도 있다면, 이런 작업들이 얼마나 순수하고 낭만적인 구상인지 알아 차릴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기술 개발과 혁신의 근본적인 문제는 비대칭적인 불평등에 있다고 본다: 기술 불평등에서 기인한 국가 간의 경제적 부의 차이가 인류에게 직접적이고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수준의 범용기술의 물결은 칼 포퍼가 주장한 도약 기술의 출현 프로세스와 비슷한 점이 있다: 오랜 기간동안 수많은 관련 기술과 연구들의 바탕 위에서 특별한 기술이나 연구가 돌파구가 되어 단숨에 도약시킨다는 칼 포퍼의 주장에 비추어 보면 도약기술이 바로 범용 기술의 역할에 대응된다. 1990년대에 처음 고안된 월드 와이드 웹 기술은 당시 디지털 통신 속도와 컴퓨터 성능을 고려하면 SF 공상과학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였으며, 실제 구현된 환경조차 4KB JPG 이미지 파일 하나 다운로드 받는데 몇 시간이 걸리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의 작업이라 소비자 시장에서 사라졌어야 할 기술이었다. 10년쯤 지나자 웹 기술은 제3차 기술 혁명인 디지털 정보 유통 기술이라는 찬사를 받았고 30년이 지나 웹 기술이 보편화된 지금은 과연 3차 기술 혁명이 맞는지 의심스러운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기술 혁신에 의한 장미 빛 미래 변화를 예측하는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기술 혁신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부작용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다는 점에서 이 책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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