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기술 - 세상을 움직이는 거짓말쟁이들의 비밀
마셀 다네시 지음, 김재경 옮김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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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국가의 정치 권력자가 권력을 얻기 위해 구사할 수 있는 거짓말의 기술과 국가의 통치 권력자의 거짓말이 사회에 작동하는 방식과 끼치는 영향력에 대해 마키아벨리 전략에 기반을 둔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중심으로 언어학, 심리학, 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거짓말의 본질적 특성과 인간의 심리에 작용하는 사실, 정치 세력권자나 최고 통치권력자 지위에서 사용하는 거짓말이 사회와 국가, 국민들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다양한 역사적 사례들을 살펴보고, 7가지 거짓말 구사 기법들(대안 사실; 작화; 가짜 뉴스; 가스라이팅; 공격적 언어 표현; 진실된 과장법; 마키아벨리적 기만 전술)에 대해 소개한다.

저자는 토론토대학 언어인류학과 마셀 다네시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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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4년 사이에 한국 사회의 미디어 환경이 복잡하고 다양해지면서 가장 급격하게 달라진 것이 정치인들의 캠페인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일상 생활 속에서 직접적인 사례들을 만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한국 사회와 언론의 큰 병폐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이른바 정치적 상대방 진영에 대한 가짜 뉴스와 멸칭, 기만과 음모론 아닌가 싶다. 간단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치면 바로 진실 여부가 드러나는 이런 거짓 선동들을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생기는 피로감이 쌓여 정치 자체에 대한 환멸에 이르게 되기까지도 하고, 실제로 젊은 세대 층에 정치 무관심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있는 것이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이런 그럴듯한 거짓 사기와 기만 술수가 역사적으로 존재해왔지만, 실제 정치인이 정치 공학적인 전략과 선거 활동에 적용하고, 심지어 정치통수권자가 되고 나서도 계속해서 통치 방식으로 활용했던 사례가 1920~30년대의 이탈리아 무솔리니와 2010년대 중반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다.

이 책에서는 대표적인 정치권력자 2명의 사례를 중심으로 16세기 이탈리아 정치인 마키아벨리의 전략에 바탕을 둔 대중 통치 방식으로 사용하는 거짓말과 기만, 위선, 사기, 속임수, 날조, 음모론, 계략 등의 기술과 수법에 대해 파헤치고, 기만 통치를 받는 대중과 사회가 어떻게 무슨 피해와 고통을 받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주된 내용은 트럼프가 미국 대선 선거 과정과 대통령이 되고 나서 통치 기간 중에 행사한 모든 정치적 언행에 대한 진실함과 거짓의 기준으로 분석한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 책에 소개된 거짓말 기법의 주어와 목적어를 한국 환경에 맞게 대입시키면 그대로 동일한 상황이 된다는 점이다: 다르게 말한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정치공학적 기법이 한국의 정치와 선거에도 현재 사용되고 있고, 일반 대중이 휘둘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근본적이고 원천적인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인간은 왜 무엇 때문에 거짓말을 하는가?

이 책에서 말하는 것은,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진화심리학적으로 인간의 본성 중에 하나이고, 거기에는 목적이 있다는 특성이 있다는 것이다: , 개인적 이익이든, 타인의 불행으로 인한 자신의 만족이든 거짓말의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문제는 거짓말을 구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거짓말을 듣고 심지어 거짓임을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그 거짓에 대한 인지부조화를 제거하고 일종의 종교적 신념처럼 오히려 그 거짓된 메시지와 거짓말을 하는 사람에게 기꺼이 동조하는 대중이 사회에 생겨난다는 점이다. 바로 이 지점이 사회 전체가 건강하고 건설적인 공동체가 아니라 매우 추상적인 기준에 의한 상대방 적군 진영을 섬멸해야 자신이 생존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분열된 파편화된 공동체가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결론적인 제안과는 다르게,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진실과 거짓이 밝혀진다고 해도, 거짓에 대한 감정적인 수긍과 납득 없이는 대중 전체적인 협동과 통합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정치인이 구사하는 거짓말 기법과 정치인의 거짓 언행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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