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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쟁의 흑역사 - 시장 질서를 박살 내고 세계경제에 자살골을 날린 무모한 대결의 연대기
이완배 지음 / 북트리거 / 2023년 3월
평점 :

이 책은 근현대 역사에서 국가 간의 경제와 무역으로 인해 벌어진 충돌과 전쟁에 관한 이야기들을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국가 간의 경제 분쟁을 크게 2가지 성격의 경제
충돌로 나누어, 실제 무력 충돌로 인한 전쟁까지 이어진 사례들의 그룹(뜨거운
전쟁)과 물리적 전쟁만 안 벌렸을 뿐 온갖 외교와 무역 통상 정책, 국내
정치와 경제 정책을 동원하여 벌인 국가 간의 경제 대결 사례들의 그룹(차가운 전쟁)을 총 24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민중의 소리의 경제 담당 이완배 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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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에서 국가 사이의 무역과 교류는 인류가 생겨난 이후로 함께 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소라서 누구나
중요성을 당연하게 여기지만, 국가의 경제와 대외 무역의 특성이 까다롭기 때문에 균형을 잡는 조절 기술이
필요하다는 사실까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간혹 국내 경제와 국제 무역 사이의 특성과 균형을 쉽게 망각하거나 오히려 달성을 위한 지상 목적으로 여겨서 심각한
재난이 생기거나 필요 없는 전쟁까지 치르게 되는 부정적 결과에 이르게 되기도 한다: 최근에 벌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 분쟁만 보더라도 충분히 느끼게 된다.
이 책에서는 대항해 시대가 시작되는 근대 시기부터 최근의 현재 시기까지 국가의 경제와 국가 간의 무역 활동이
충돌과 분쟁으로 이어지는 역사적 사례들에 대해 소개하며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불행한 결과로 나타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경제적인 이유로 인해 벌어지는 국가 간의 전쟁 사례는 결국 전쟁을 벌이는 서로에게 피해와 손실만 끼친다는
사실은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후추 무역
독점을 위한 영국-네덜란드 전쟁, 자유무역을 두고 영국 및
유럽 국가들과 프랑스 사이의 전쟁, 과다한 전쟁이 결국 또다른 전쟁을 불러일으키게 되는 미국과 영국의
독립전쟁 등이 소개되고 있다.
무역 불균형의 정도가 극심했던 아편전쟁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저자의 지적대로 과연 굳이 전쟁까지 치러야 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실 20세기 현대로 넘어오면서 국가 간의 직접적인 전쟁 충돌보다는
국제 기구와 외교 협약 들을 통한 간접적 충돌 형태로 바뀐 것도 정치적인 요인이 경제에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예를 들면, 대공황을 맞이한 미국 후버 정부의 잘못된 보호 무역
정책이 오히려 경제 악화와 정권 교체를 가져온 점, 소련에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의 원천 기술이 될 수
있는 우주 로켓 스푸트니크 발사 성공으로 시작된 미소 우주 로켓 개발 경쟁이 결국 소련의 경제 붕괴 현상으로 이어졌다는 점,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를 해소하고자 보호무역 정책 대결로 시작된 미중 무역 전쟁의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는 정치와 사회 문화에 밀접한 관계와 영향을 가지고 있으며 곧바로 국가의 안전과 생존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만, 저자의 주장대로, 특히 무역의 결과가 가지는
의미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국가 간에 이루어지는 국제 무역에서 어느 한 쪽이
일방적인 손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물리적 충돌과 전쟁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국내 정치와 경제 그리고 국제 무역 사이의 마찰과 충돌이 일어나는 원인과 과정들에 관한 역사적인 사례들을
통해 상호이익의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