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문제해결의 연속이다
칼 포퍼 지음, 허형은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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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세기 세계적인 과학철학자 칼 포퍼가 남긴 강연 원고와 에세이를 묶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2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자연과학을 다루는 첫번째 부분에서는 생물학의 다윈 진화론의 관점을 기반으로, 과학적 발전과 방법론, 인식론과 지식론의 발달과 과정에 대해 서술하며, 가장 과학적 방법론으로 연구한 요하네스 케플러의 사례를 이야기한다. 역사와 정치 주제에 관한 두번째 부분에서는 저자 자신이 경험한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정치적 탄압과 역사적 고찰에 기반하여 궁극적인 세계 평화 달성을 위해 정치제도와 사회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필요한 합리적 비판 자세와 개방적 태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과학철학 사상가 칼 포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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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포퍼는 토마스 쿤과 함께 과학 연구 방법론의 양대 산맥으로 이미 너무 유명한 과학 철학자이다.

이 책은 칼 포퍼가 남긴 강연 원고와 에세이에서 발췌된 내용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 칼 포퍼의 철학 사상이 핵심적으로 쉽고 간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접근하기가 편리하다: 칼 포퍼라는 인물의 배경을 알고 나면, 책 내용 속에서 등장하는 철학적 사고의 형성 과정이나 국제 사회와 정치 체제에 대한 시각이 어느 정도 납득이 가는 측면이 있다: 칼 포퍼는, 좀더 넓게 보면, 칼 포퍼를 포함한 1900년대 전후 태어난 세대들은 인류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 국제적 규모의 세계 대전을 2번이나 겪었고, 정치적 탄압도 직접 받았고, 당대 최고의 지성과 평화의 중심지였던 1920~30년대 유럽의 오스트리아 빈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다가, 한순간에 쫓겨나듯 고향으로부터 벗어나 피난민 처지로서 완벽한 타지에서 인생의 중반 이후의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다.

왜 자유와 평화가 중요하게 여기고 강조하는지, 그 어떤 정치 체제와 정치 집단도 철저하게 합리적 비판을 하는 태도와 시민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납득이 가게 된다.

20세기 초반의 계몽주의 사상에 물든 유럽에서 독일의 칸트와 헤겔의 관념론적 사상의 전통을 거부하고 깨뜨리기가 쉽지 않은 배경에서 선험적 이성보다는 실체에 접근하기 위해 시도와 오류라는 근대 과학의 접근법과 찰스 다윈의 진화론적 시각을 과학 발전론과 연계시킨 칼 포퍼의 과학적 합리주의의 내용이 핵심적으로 요약되어 있다: 과학을 하는 목표와 시행 방법과 절차, 끊임없는 시도와 평가, 검증 방법과 절차 등의 거대한 과학 체계의 모습을 제시하고, 비단 과학 분야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인간의 인식 과정이나 지식 이론의 발전 방식, 나아가 인간 사회까지도 확대 적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흔히 동양과 서양의 비교에서 과학 발전의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데, 그 핵심 요소가 단순히 급진적인 사상의 발로가 아니라 바로 과학적 방법론이 작동이 되는 사회 제도적 구비와 운영에 있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 칼 포퍼의 철학 사상과 사회 역사관을 핵심적으로 요약해서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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