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해적의 세계사
다케다 이사미 지음, 이정아 옮김 / 생각의길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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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근대 해양 영국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16~17세기 영국 해적들의 활약과 기여에 대해 이야기하는 역사 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영국 잉글랜드의 해적들이 활약하던 시기인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를 배경으로 2가지 핵심 분야(해양 전투, 해상 무역(향신료, (커피와 홍차), 노예)의 활약상을 5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국제정치 전문가 일본 독협대학 다케다 이사미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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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제 사회에서 영국의 영향력은 비록 20세기 초반의 영광스러운 대영제국만큼은 아니라 할지라도 여전히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소위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영광에는 영국의 2가지 하드파워- 부와 해군력의 작용 때문이라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16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유럽 전역에서 낙후된 농경 목축 국가에 지나지 않았던 영국 잉글랜드가 어떻게 단기간에 부와 해군력을 갖추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는 16세기 엘리자베스 여왕 시대에 활동했던 해적들의 활약상을 통해 근대 영국의 국가적 하드 파워인 경제력과 해군 군사력의 기반과 기틀을 마련하게 되는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근대 해양 국가 영국의 해양 세력의 근원이 해적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놀랍지만 영국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해적 세력을 활용하는 방식도 충격적이다: 근대 왕정 시대라고는 하지만 무장 범죄 집단인 해적을 국가의 정규 해군 인력으로 활용한다는 발상과 실제 실행 결과는 반란의 위험과는 정반대로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의 큰 성공으로 나타난다: 오로지 약탈과 나포에 의한 군비 확충 방식이나, 당시 16세기 유럽 전체의 절대 강자인 스페인의 무적함대와 전면적인 전쟁을 벌이기 전까지 정규전은 피하고 오로지 게릴라 전술로만 구사하여 해군력을 길렀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또한 이때부터 강자를 이기기 위한 상대방의 동향과 약점 정보를 탐지하기 위한 스파이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해오고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영국 정부의 해적 활용 방안은 비단 해군력 증강에만 있지 않고, 해상 무역 활동과 결합시킨 군사 무역 복합체 형식으로 발전해 나간다: 17세기부터 시작된 해상 무역의 품목(향신료, 커피, , 노예)들은 고수익을 영국에 가져다 주었고 결국 해외의 여러 무역 거래 거점과 식민지 개척으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물론 영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무역을 주도한 것은 아니지만 철저하게 경쟁 원리에 입각해 독점적 무역 권리와 준국가 권력까지 결합된 복합적 조직 운영을 해적 주도의 무역 업체에게 허용함으로써 해상 무역 시장의 확대와 고부가가치 무역 거래의 극대화를 이끌어내게 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영리한 해적 활용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뚜렷한 성과에 기반하여 해적에게 귀족 신분과 명예를 수여함으로써 해적 본연의 난폭함이나 반란의 위험성을 줄이는 영국 정부의 처신도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전반적으로 근대 영국의 부와 해군력을 구축하는 주역인 해적들의 활약상을 통해 한 국가의 하드파워의 형성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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