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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의 통찰 - 국제질서에서 시대의 해답을 찾다
정세현 지음 / 푸른숲 / 2023년 2월
평점 :

이 책은 2023년 현재 한국이 마주하고 있는 북핵문제와 미중 대립,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상황을 겪고 있는 복잡한 국제 정치 환경에
속에서 한국이 추구해야 할 국제 외교 방향과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국제정치 해설서적이다.
책의 내용은 5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국제 정치의 본질, 근대부터 현재 21세기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을 둘러싼 국제 환경과 국제 정치의 역사와 한국의 국제 정치 외교, 21세기 현재 새로운 국제 질서의 전환 시점에서의 한국 국제 정치 외교의 현실과 모색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전직 통일부 장관 출신 정세현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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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관련 뉴스들을 접하게 되면서 국제 정치란 무엇이고 왜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관해 이해하기 어렵다는 느낌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은 하루가 멀다 하고 미사일 실험을 위해 다른 나라
영공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행태를 보면 오히려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어 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수많은 정치학자들과 군사전문가들이 다양한 견해와 전망을 내놓고 있지만, 이
책만큼 본질적인 수준의 내용을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는 냉정하고 혹독하면서도 외로운 국제 정치의
현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
전직 고위 행정관료 출신 배경의 저자가 가지는 이른바 고급 정보와 더불어 한중일 3국과 주변 강대국들의 역사에 대한 깊은 지식과 이해를 바탕으로 내놓는 분석과 해설은 매우 탁월하다: 한마디로 길게는 2차대전 이후 1945년부터
짧게는 1990년 소비에트 연방 붕괴 이후에 구축된 미국 중심의 단극 패권 지배체제가 2012년부터 중국의 중국몽 선언 이후 시작된 새로운 미국과 중국의 양극 국제 질서로의 전환 과정이, 2023년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2049년까지 중국 단극 패권 체제의 성립 여부는 별개로 하더라도, 기존의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가 퇴화되고 있다는 주장의 징후로써 저자가 구체적으로 열거한 사례들은 설득력이 높다.
이 시점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북한 핵문제를 마주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우리는 17세기에 역사적으로 겪었던 사실과 경험이
있고, 저자도 이 점을 지적하고 있다. 대립하는 2개 강대국 사이에서의 최선의 처신은 어느 한 쪽을 이른 시간에 선택하여 극단적으로 일방적인 외교 정책을 하지
않고 최후의 순간까지 가장 늦게 선택의 순간을 늦추면서 양쪽으로부터 이익을 얻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자국 중심의 외교의 본질이기도 하다.
북한의 핵문제는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진행된 사태의 원인과 결과에
북한과 남한의 역대 모든 정권, 미국이 모두 책임이 있지만, 책임
소재의 경중을 따지는 것보다 현재 시점의 위중함과 긴박성을 깨닫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보수정권의 자연 북한 붕괴론이나 진보정권의 햇볕 정책 모두가 결과적으로 통하지 않았던 현실은 저자의 제안대로
연방체가 아닌 연합체가 가장 합리적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는 일반 대중이 쉽사리 접할 수 없는 고위급 외교 정보들과 국제 정치의 냉혹한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어서 현재의 한반도를 둘러 싼 국제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유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