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흔들린다 - 경제, 정책, 산업, 인구로 살펴본 일본의 현재와 미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정영효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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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를 거치는 동안 드러난 일본 경제 위기의 실체와 배경 원인에 대해 경제 통계 자료와 일본 사회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설명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 일본 경제의 위상 변화의 실제 사례를 열거하고 여기에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아베노믹스라는 정부 정책의 결과를 설명하고, 또다른 경제 주체인 일본의 기업과 기업인, 국민들의 경제 활동의 현황과 근본적인 활동 심리 배경을 분석하고, 마지막으로 인구 구성 구조에서 기인하는 향후 일본 경제와 사회의 미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한국경제신문 정영효 기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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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일본 경제가 위기이고 망해가고 있으며 일본 기업으로부터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라는 반일적 주장이나 일본이 아무리 위기라고 한들 여전히 부자 나라이니 일본 경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한국은 일본을 배워 뒤쫓아 가야 한다라는 친일적 주장들은 이미 2011년 동일본지진 이후 10여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근래 들어서 주요 언론사에서 다룰 만한 주제거리가 되고 있다: 

혐일과 친일을 떠나, 경제 지표상으로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도 일본 경제의 GDP 규모는 세계 3위권이며 대략 한국 GDP3배 정도 차이가 나는 상위 선진국에 속하는데, 위기라니 무슨 소리인가?

얼핏 과장되고 일방적인 비방처럼 들리는 주장들의 실체를 밝히는 내용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이며, 구체적인 경제와 사회적 통계 자료를 통해 일본 경제의 거시적 관점의 산업 구조와 일본 사회 특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1991년 이후 정체되어 버린 경제성장률과 물가, 임금 상승률, 과도한 예금율과 국채 보유율과 대비되는 꺼져 버린 금융 투자 시장, 국제 경쟁력을 잃은 갈라파고스 완제품 시장에 대비되어 여전히 굳건한 기반 기술, 소극적인 기업의 투자와 일본인들의 소비 심리, 인위적인 엔저 정책과 뜻밖의 유가 급등의 외부적 요인들이 만나 복합적으로 만들어낸 결과는 일본 거시 경제의 적자와 미시적 산업 구조의 후진성으로 최근 1~2년 동안 나타난다.

일본 경제의 문제점과 원인, 대처 방안에 대해서도 일본 내에서 거론되고 분석되고 있고, 심지어 정부 정책도 만들어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상이 전혀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경제 활동의 3주체(정부, 기업, 소비자)의 문제점만이 아니라 일본 사회와 문화의 집단적 심리와 산업의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문제점이 존재한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저자뿐 아니라 전세계가 주목하게 된 계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시점인 2020년 이후부터인데,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적합하지 못한 일본의 아날로그 방식의 행정처리나 기업 문화가 언론을 통해 드러난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한국과 일본 모두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사회문제인 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는 지금 당장 눈앞에 나타나지는 않지만 예정되어 있으면서 국가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치명적인 국가적 차원의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앞에서 제기되었던 다소 자극적인 주장들 모두 전혀 틀린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는 사실에 부합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특히, 저자가 제시하는 결론으로 향후 미국과 중국의 대립 정세 속에서 동아시아에 위치한 한국과 일본 모두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한일 양국의 협력이 최선의 방어라는 주장은 매우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시점에서 한국과 일본이 대외적 경제 위기 상황에 처해 있으면서 똑같이 예정된 인구 문제를 겪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경쟁과 협력이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시사적인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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