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사로 본 중국왕조사 - 한 권으로 읽는 오천년 중국왕조사
이동연 지음 / 창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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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각 왕조의 시대 별로 국가의 주요 역사적 사건들과 함께 당시 시대에 발생하거나 유행하던 철학이나 사상에 대한 설명을 통해 중국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중국 전설의 삼황오제 시절부터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15개 왕조에 대해, 각 왕조마다 개국과 멸망까지의 흥망성쇠의 과정과 주요 사건들을 소개하고 당대 유행하던 철학과 사상에 기반하여 중국 문명의 특징과 요소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이동연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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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문명이 아시아와 인류에게 미친 영향과 유산은 문화와 역사적으로도 매우 크며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명백하다. 특히 동아시아 문화의 근본적 바탕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서양의 그리스 로마 문명의 역할과 가치에 비견될만 하다.

한편으로는 궁금해지기도 한다: 중화문명의 실체는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한족(漢族)의 문화이고 어디까지가 비한족(非漢族)의 문화인가? 서양과 달리 일찍부터 절대 왕권이 성립된 중국 역사의 과정 속에서 철학적 이념과 사상은 어떤 식으로 변천해 왔을까?

역사와 철학의 변천사를 함께 서술한 내용을 담은 이 책의 서술 방식은 유기적인 구성과 연결성이 높아서 독자가 읽기에 편하고 몰입감을 높여준다.

저자가 지적하듯 중국 문명의 핵심은 유교와 도교, 그리고 중국 불교가 뼈대를 이루고 있다: 음양오행 사상과 공자의 유교와 무위의 도를 추구하는 노장사상은 이미 주나라때 성립된 2200년이 넘은 이념이지만 철저하게 소위 중국의 한족 영역(황하강과 장강 사이의 중원 영역)에만 한정된 문화이기도 했다. 한나라 이후에 세력을 넓히면서 인도와 서역으로부터 받아들인 불교와 함께 유불선 사상이 소위 오랑캐의 주변 국가들에게 퍼져 나간 것임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서양 기독교의 종교 개혁 못지 않게 중국의 다양한 사상에서도 개혁 운동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춘추 시대 공자의 유학과 송나라 시대의 주희의 신유학 운동인 성리학, 격물치지의 성리학과 명나라 왕양명의 지행합일의 양명학, 인도 불교의 이원론적 열반사상과 516국 시대의 중국 불교의 일원론적 선()사상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주변 국가들이 한족 문명을 받아 들여 중국화되었다는 점도 흥미롭다: 예를 들면 남조의 진나라로부터 중국 불교를 수용한 주술문화의 북주(北周)의 수나라, 송나라의 유학을 받아들인 여진족의 금나라, 명나라로부터 유학을 계승한 여진족의 청나라 등이 서술된다.

한편, 국가가 종교에 과도하게 심취하여 멸망하게 된 사례도 소개된다: 516국 시대에 도교에 심취해 북주 수()나라에게 망한 남조의 남진(南陳), 역시 도교에 흠뻑 빠져 금나라에 패해 남송으로 피신하게 된 송나라의 사례에서 국가 지도자와 종교의 관계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역사와 함께 중국 문명을 형성했던 종교와 철학 사상의 변천의 과정을 핵심적으로 간략하게 소개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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