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올로구스 - 기독교 자연 상징사전
피지올로구스 지음, 노성두 옮김 / 지와사랑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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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세 시대 기독교 도상 상징사전으로 사용된 피지올로구스의 라틴어와 독일어 번역본을 완역한 서적이다.

책의 내용은 다양한 판본의 피지올로구스에 등장하는 55개의 신비한 성질을 가진 사물(동물과 식물, 광물, 허구)에 대해 소개하면서 관련된 성경의 구절과 교훈을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피지올로구스로 알려진 신원미상의 인물이며, 번역은 서양미술사와 인문고고학 전문가인 노성두 박사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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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종교나 마찬가지로 기독교에서도 상징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복잡하거나 긴 배경을 가진 교리나 인물 등을 표현하고자 할 때 하나의 시각적인 이미지를 사용하게 된다. 특히, 중세시대까지 글자를 모르는 사람들이 성화가 자주 사용된 이유가 된다.

문제는 중세시대에 사용되던 상징물을 후세 사람들이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달려 있다: 어떤 사물을 무슨 의미로써 사용했는지를 이해하려면 일종의 사전처럼 당시의 기독교 상징물들의 모음집이 요구된다.

바로 이것이 피지올로구스에 해당한다: ‘자연에 대해 박식한 자라는 그리스어 제목으로 200년 전후 근동 아시아에서 편찬된 상징물 모음집이 첨가와 변형의 과정을 거쳐 자리잡게 된다.

피지올로구스의 가장 큰 특징은 성경의 맥락 속에서 이야기가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피지올로구스에는 수록된 상징물의 성질과 함께 관련된 다양한 성경 구절이나 고사 속 이름들을 예시로 들어 교훈적 내용을 기술하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성경 속 메시지를 얻을 수 있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교회 공동체 속에서 신자 개개인의 신앙심과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비유의 교훈적 메시지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서 이 책만이 가지는 장점이 빛을 발한다: 역자가 관련된 여러 구약과 신약 성경 구절들을 모아서 주석으로 따로 분리하여 수록하고 다양한 어원과 신화적 내용을 해설한 부분이 본문 내용의 이해를 돕는데 큰 역할을 한다. 친절한 역자의 주석이 없었다면 본문 내용의 차원 높은 깊이와 재미를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예를 들면, 고대에서 중세시대로 시대가 지나면서 의미가 변해버린 의미 개종의 사례인 표범’, 상징물의 교체의 사례인 까마귀산비둘기’, 동일 의미의 다른 해석인 형식 전이의 사례인 부싯돌등은 상징물들이 가진 인문학적 성격을 발견하는 흥미를 깨닫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이 책의 중요성과 가치를 깨닫게 되는 점은 바로 수많은 서구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는 소재나 소품에 들어 있던 상징물들의 출현과 그 의미를 생각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해리포터의 피닉스나 유니콘, 반지의 제왕의 백색 비둘기가 무슨 의미로 등장하는지 비로소 이해가 되었다는 점이 만족스러웠다.

전반적으로 중세 시대의 서양의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나 기독교 관련 상징물의 의미를 파악하고자 할 때 중요한 안내서가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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