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와 풍경의 세계 - 7명의 고전과 7명의 선구
윤철규 지음 / 미진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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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자연 풍경을 소재로 하는 서양화의 풍경화와 동양의 산수화를 대상으로 놓고, 동양과 서양의 미술 이론과 기법의 변천 과정을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함께 비교함으로써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 다루는 미학서적이다.


내용과 구성은 서양의 풍경화와 동양의 산수화의 변천 역사와 함께 중국과 서양에서 자연을 바라보는 시각과 인지의 차이를 소개하고, 대표적인 화가 7명씩 총 14명의 화가를 선정하여 생애와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동양화 전문가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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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곰브리치나 스트릭랜드의 미술사 서적과 진중권이나 김용옥, 아도르노의 미학이론 책들을 접했지만, 이 책이 주는 만큼의 만족감이나 효용감을 느껴보지 못했다.


이 책만이 가지는 뛰어난 특징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들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각 시대 별로 유행하는 미술의 스타일이나 기법의 변화를 당대 역사적 배경 속에서 함께 서술하기 때문에 인과적인 변천 과정에 대한 이해가 쉽게 된다

예를 들면, 위진남북조 시대의 산수화의 출현이 북방 민족의 침략으로 인해 생긴 생존불안에 대한 구원책인 노장사상으로부터 기원한 점이라든가, 17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동로마제국 멸망 이후 재해석된 신플라톤주의가 추구하던 신의 섭리의 표현이 풍경화의 구조를 고안해내게 되었다 하는 내용은 흥미롭다.


동양과 서양에서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는 새로운 미술 사조의 출현 유형을 대조시키는 점도 참신한 구성이다

예를 들면, 17세기 명나라 시기에 원나라 때 유행하던 문인화를 재발견하고 문인산수화로 확장시킨 점이나 유럽에서 18세기 천문학의 발달로 고전주의에서 벗어나 자연을 경외하는 대상으로 표현하는 낭만주의의 출현은 인위적인 전복이 아니라 시대적 맥락 속에서 새로운 시도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대표적인 화가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예시로 삼아 미술적 이론이나 화풍, 기법의 내용들을 유기적으로 해설하는 것도 독자로 하여금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전반적으로, 동양과 서양의 비교 미술사 혹은 비교 미학이론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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