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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ㅣ 사이언스 클래식 38
칼 세이건 지음, 이상헌 옮김, 앤 드루얀 기획 / 사이언스북스 / 2022년 2월
평점 :

이 책은 과학과 비과학(유사과학, 신비주의
종교, 과학의 오남용 등)의 대비를 통해서 인간 사회에서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과 과학적 사고 방식이 수행하는 역할의 중요성을 담은 에세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과학이라는 주제를 기반으로 과학과 관련된 주제들에 관해 25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과학의 본질과 작동 원리, 과학과
사회와의 관계, 과학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 과학과 정반대되는
위치에서 충돌을 일으키는 오류적인 요소들(유사과학, 종교
원리주의, 신비주의, 과학의 오용과 남용 등), 윤리와 사회제도, 교육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20세기 위대한 지성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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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이라는
책의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저자 칼 세이건은 20세기 현재 과학의 시대에도 과거 기독교 세계의 악령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과거 중세시대에나 작동할 법한 악령이나 악마와 같은 역할을 맡은
유사한 존재가 과학적 가치관에 기반하고 있는 20세기 현재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음을 묘사한 문장이다:
칼 세이건이 보기에 종교에서 악마와 악령이 차지하는 의미와 역할, 즉, 인간이 모르는 어떤 초자연적 존재와 이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20세기에는
외계인과 UFO의 존재로 단순 대체되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과학적 탐사와 연구 결과에 근거해 터무니없는 주장과 단순 음모라는 것이 밝혀졌음에도 여전히 비합리적인
주장들이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다양하고 복잡한 원인들이 존재하겠지만, 저자가 보기에 몇 가지 근본적인
원인처럼 보이는 요소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선, 다수의
대중들이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기독교 중심의 서양 문명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즉, 끝없는 의심과 확인 작업과 과정이 요구되는 과학적 사고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객관적 사실 자체를 수용하고 인정하는 것과 사실을 믿는
것 사이에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오히려 과학적 프로세스를 신봉하여 절대적인
자기 확신과 판단에 매몰되어 틀린 결과를 신뢰하게 되는 오용과 남용의 폐해를 지적한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저자는 교육과 정치체제를 제시한다: 학교 교과 과정에 과학 교육을
통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하면서도 엄격한 검증을 수반하여 근거있는 합리적인 사고와 가치관을 공유하는 다수의 대중들을 양성해 냄으로써
사회공동체에서도 동일한 원리와 방식이 작동하도록 민주주의적인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흥미로운 점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치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책 속에 등장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칼 세이건이 느꼈었을 세상 사람들에 대한 당혹감과 실망감,
회의와 좌절감을 20년이 지난 지금도 조금은 공감이 된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이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로봇과 인공지능이 일상 생활 속에서 차지하고
있는 21세기 자동화도입의 사회에서 맞닥뜨릴 비과학이라는 혼란스러움을 해소하고 안심하게 만들어주는 통치약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