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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의 신기관 - 근대를 위한 새로운 생각의 틀 ㅣ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손철성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1년 12월
평점 :

이 책은 17세기 영국의 근대 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의 주요 저작인
‘신기관’을 바탕으로 베이컨의 철학과 사상의 내용과 의미를
해설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서술하고 있다: 프란시스
베이컨의 생애와 시대적 배경을 기술하고, 신기관의 핵심 내용에 대한 해설하고, 베이컨의 사상에 영향을 받은 후대 철학자들의 주요 저서를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경북대학교 손철승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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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프란시스 베이컨’라고
하면, 소위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영국 철학자를 고등학교 교과서나 간혹 철학관련 교양 도서에서나
등장하는 인물로 접하지, 그 이외에 우리의 일반적인 삶 속에서 별로 마주친다 거나 영향을 접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는 베이컨의 사상의 틀 속에서 피어난
과학 기술 문명의 혜택 속에서 살고 있지만, 이런 사실을 깨닫기 어렵다.
도대체 베이컨이 주장하는 경험론 철학이 무엇이길래 오늘날의 과학 기술 문명을 만들었다 고까지 호들갑을 떠는 것일까?
베이컨의 경험론 철학의 핵심은 귀납적 논리학과 방법론이다. 그런데, 무엇이 어떻다는 이야기인가?
인생의 절정기를 보낸 50대 후반의 베이컨이 저술한 ‘신기관(new organ)’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새로운 논리학’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미가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이다:
우선, 베이컨의 시대적 배경을 파악하면 베이컨의 주장은 매우 급진적이고
심지어 불경스러운 성격을 갖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기존의 전통적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과학을 진보시켜야 한다는 것, 한마디로 모든 것을 의심하고 직접
확인하라는 것이다.
베이컨의 영향력은 크고도 깊다: 영국에서 왕립 과학 협회가 만들어지고
본격적인 집단적 과학 연구의 교류가 이루어져 산업혁명의 기반을 마련하는 출발점이 되고, 특히 18세기 계몽주의와 19세기 제국주의로 이어지는 일련의 사상적 기조를
만들어내는 시초가 된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베이컨의 제시한 귀납법과 귀납적 연구 방법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과학기술계에서 사용한다는 사실에 있다:
과학 연구 수단으로 베이컨이 제시한 귀납적 방법론에서 강조되는 창의적인 실험의 중요성은 현대 과학의 연구 방법에서도
확인된다.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귀납적 논리학은 주로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으로 매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400년쯤 전에, 서양의
가난한 섬나라 농업 국가 영국에서 소위 2천년 전통의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권위를 단칼에 끊어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는 점은, 같은 시기 전쟁에 휩쓸리는 한반도 농업국가 조선에서는 역시 2천년 전통의 유교 철학의 권위에 압도되어 있었다는 점과 비교해보면, 인류
문명사 관점에서도 놀라운 업적임이 분명하다.
전반적으로 근대 경험철학자 프란시스 베이컨의 철학 사상에 대해 저서 ‘신기관’을 바탕으로 요약 해설을 충실히 제공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