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가와 천황 - 일본의 이중구조를 이해하는 두 가지 방법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이마타니 아키라 지음, 이근우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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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천황제와 무가 세력 사이의 관계의 변천 과정과 의미에 대해 일본 중세 시대 역사적 사건들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총 6개 단원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마쿠라막부부터 에도시대에 이르는 일본 중세 시기 동안 막부 정권과 천황제 사이의 권력 관계 설정과 변천 과정들을 시대 별로 나누어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세일본 역사학자인 국제일본문화연구센터 이마타니 아키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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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입장에서 일본 역사와 정치 체제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물론 모르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전혀 다른 체제와 제도를 가졌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으로 짐작해본다

특히, 천황제에 관한 이야기는 일본에서조차 금기시되어 있는 주제라서 한국인에게는 더욱 낯설게 느껴 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천황제와 관련하여 중세시대부터 근대까지 역대 막부 정권과의 역사적 관계를 말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일본의 정치 체제의 구조와 구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 역사에서 천황제는 가마쿠라 막부 시대를 기준으로 조선 시대처럼 직접 통치 체제와 중국 후한시대의 황제처럼 상징권력의 허수아비 체제로 나누어질 수 있다

정치 세력(공무원 가문, 사무라이 무신 가문, 신도와 불교 가문)들에 의해 천황 가문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천황의 전폭적인 도움으로 권력을 얻게 되지만 재정이 열악하여 천황가를 박대하는 아시카가의 가마쿠라 막부, 천황가를 우습게 여긴 오다 노부나가, 천한 신분 출신의 콤플렉스로 인해 천황가에 철저히 굽히고 이용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 마지못해 천황가의 명맥 유지만 하던 도쿠가와의 에도 막부 등이 소개된다.


한국이나 중국처럼 외부인의 입장에서 국가 최고 무력과 통치 권력을 가진 세력이 왜 굳이 천황을 멸종 시키고 자신이 천황의 위치를 대신하려 하지 않았는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저자는 일종의 열린 결말 형태로 독자에게 맡기고 있지만 어느 정도는 추측해볼 수 있는 단서는 있다:

역대 최고 정치 세력들이 천황의 위치를 이용하여 권력을 유지하다 보니 천황제의 덫에 빠져버렸다는 표현으로 미루어 보자면, 천황은 천신 아마테라스의 후손이라는 신격화된 상징으로 대중들에게 수용되어 버렸기 때문에 이미 인간의 권력으로 처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느낀 것들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임진왜란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관한 부분들이다

히데요시의 전쟁 발발 원인이라든가, 임진왜란을 위한 전쟁 준비 과정과 전개 시점에 일본 내에서의 막부세력과 천황가의 움직임 등이다.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명제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예를 들면, 히데요시가 차지했던 서일본 지역의 서군 외양 다이묘들의 영지이면서 도쿠가와 막부의 억압으로부터 천황의 왕정복고 운동인 메이지 유신을 주도했던 지역이 쵸슈 지방이 바로 현재의 일본 집권 세력인 자민당 정권의 핵심 지역인 야마구치에 해당된다는 사실은 그저 우연의 일치로만 보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전반적으로 일본 정치 체제에서 중요한 요소인 천황제의 위치와 역할, 그리고 의미에 대해 역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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