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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란 무엇인가 - 삶을 바꾸는 문학의 힘, 명작을 통해 답을 얻다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구와바라 다케오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2월
평점 :

이 책은 문학의 필요성과 뛰어난 문학의 속성, 올바른 문학 교육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문학의 본질과 인간 사회에서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5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문학이 가지는 중요성과 필요성, 톨스토이의 예술론에 기초한 뛰어난
문학 3요소, 대중문학과 순수문학의 차이, 올바른 사회적 문학 교육 방법, 올바른 독서 감상을 위한 실제 독서
토론 사례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프랑스 문학 전문가 구와바라 다케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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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문학이란 무엇일까?
이런 거대한 담론에 대한 이야기 자체에도 흥미롭고 신기하지만, 저자가
언급하는 일본 사회의 시대적 배경을 알게 되면 저자의 주장이 7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에 놀라게 된다:
저자는 20세기 초반에 일본 제국의 전성기 시절에 청년기를 보내고
패전국의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40대 중년기를 보내는 중에 이 책을 저술하게 된다. 그러나 책을 읽다 보면 전혀 70년 전 케케묵은 구시대적인 이야기
느낌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문명화가 진행되어 거의 동시적으로 비슷한 생활 양상과
문화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이나 국가 간의 문화적 교류가 없다면 자국의 문화는 반드시 퇴화하고 말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은 여전히 높은 자각을 보여준다.
저자가 말하는 문학의 필요성이나 역할, 위대한 문학이 가지는 속성들도
모두 좋지만,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2가지 주장이 인상 깊게
남는다:
우선, 올바른 문학 교육을 위해서는 표준 문학 필독서 목록을 작성하고
필수적으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강압적인 독재 정권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일방적 교육처럼 보이는
방식이 실제로는 올바른 문학 교육을 위한 최선의 방식이라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진다.
또 한가지는, 여러 가지 다양한 문학 이론이나 현상에 대한 이야기들이
너무 추상적이라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문학 감상을 위한 사례로써 제시한 ‘안나 카레니나’ 독서회 역시도 여전히 추상적이고 다가가기 어렵다고 느끼게 된다는 점이다: 작품
속에 들어 있는 사상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인물이나 장면에 대한 묘사를 평가하는 부분은 역시 문학 비평의 전문적인 방식으로
감상해야 하나 하는 의문도 들게 만든다.
전반적으로 문학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접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