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 위의 중국사 - 한 상 가득 펼쳐진 오천 년 미식의 역사
장징 지음, 장은주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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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고문헌과 고고학적 연구 사실에 기반하여 중국 역사 속에서 나타나는 중국 음식 문화가 시대 별로 변천해온 모습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춘추전국시대부터 현대의 중화인민공화국까지 대략 2,500년의 시기 동안 각각의 왕조 시대에 작성된 문헌들의 내용을 중심으로 고고학적 발굴 사실과 함께 당시 유행하던 음식과 식재료, 식사 도구와 식사 문화 등에 대해, 7개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 메이지 대학 교수인 중국인 문화학자 장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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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음식 문화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은 주제 면에서 시의 적절한 면을 가지고 있다: 현재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김치음식의 기원에 대한 논란이 발생한 가운데 음식 관련 주제는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음식의 기원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음식의 기원이 중요한가? 음식의 발달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과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 음식이 얼마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을까?


음식에 대한 기원이나 유래를 정확하게 판정을 내리기에는 구체적인 증거, 역시 문헌이나 고고학적 발굴 자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입증 자체가 매우 힘들다.


특히, 음식 재료가 유통될 수 있는 물리적 거리의 한계로 인해 주로 산지를 중심으로 지역적 특색 음식이 발달할 수 밖에 없는 점과 사회 계층 구조 상 소수의 지배 계층과 다수의 피지배 계층의 생활적인 습관과 풍습에 따라 혼합되고 융합되어 달라진다는 점에서 음식문화가 역사적 배경과 문화적 특징에 종속된다는 사실은 연원을 따지기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오히려 다양한 지역적인 특색과 전통적인 식습관으로 인해 재료나 음식의 원형과 변형이 발생한 모습을 비교해보고 당시의 모습을 파악하는 것이 유익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이 비단 중국 음식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음식 문화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의 시대 별로 지역마다 전통적인 음식을 만드는 방법과 사용하는 도구, 먹고 보관하는 방법과 절차, 음식에 들어가는 다양한 재료들의 유래나 특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바로 이 책에서 주로 다루는 내용이다.


저자가 내리는 중국 음식 문화의 특성은 한마디로 혼합성이다: 중국 한()족과 주변 이민족들의 음식 문화가 뒤섞여 오늘날의 음식 문화를 만들어 냈으며, 오히려 대부분의 한족(,,명 시대) 전통은 현대 중국에서는 전혀 찾아 볼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저자가 가진 독특한 배경은 현재 중국인들이 오늘날의 중국 요리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저자는 1950년대 중국 본토에서 태어나 60~70년대 벌어진 문화대혁명 시기를 직접 겪고 개혁개방 이후 일본에서 유학한 세대이다. 이미 1949년 중국 본토가 공산화되면서 대만과 홍콩으로 빠져나가 버리고 남은 나머지 중국의 전통 문화 유산조차 문화혁명 시기에 절단되어 파괴되어 버린 이후에 온전한 원형을 찾고자 하는 저자의 접근 방식에서 마치 외국인으로서의 관찰자 시선이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는 춘추시대부터 발간된 문헌 상의 내용으로 전통 음식에 대해 추적해가지만 현재의 중국인의 식습관의 배경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제조법이나 이름만 존재하는 음식들이 다수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한국과 일본에 남아 있는 한족과 유사한 음식 문화의 모습에서 문화적인 공유라는 특성이 나라의 국경과 시대를 넘어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중국의 전통 요리 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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