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 - 시공을 초월한 전쟁론의 고전, 개정판 명역고전 시리즈
손무 지음, 김원중 옮김 / 휴머니스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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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중국의 대표적인 지혜의 고전으로 손꼽히는 손자병법을 당대 고전 문헌의 내용에 기초하여 완역한 번역서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전체 13편을 대상으로, 각 편마다 전체 해제-각 편의 본문 해석-각 편의 한문 원문-해설-전례(전투사례) 방식으로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단국대 한문교육과 김원중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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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손자병법뿐만 아니라 중국 고전을 읽을 때 생기는 즐거움은 한자 원문을 함께 보고 내 나름대로 해석하면서 저자의 해석과 해설을 함께 비교함으로써 얻는 게 아닐까 한다.


비록 2500년 전에 지어진 내용이지만, 지금 현재에도 여전히 통용될 수 있는 원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경이롭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다

특히, [손자병법]의 경우, 전쟁의 근본적인 이유와 목적, 전투의 준비와 방법, 절차, 전투를 하기 위한 부대 조직의 구성과 운영, 배치, 첩보와 외교술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옛 것이라고 무시해버릴 것이 없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색은 손자병법 본문의 해석과 실제 전쟁 사례를 군대나 전쟁에 대한 사실보다는 당대 비슷한 시기의 중국 고전에 등장하는 이야기나 기록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만이 가지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는 양면성으로 작용한다고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한문학의 전문가답게 저자는 손자병법의 전체 구성을 내용과 주제를 기준으로 2부분(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 바라보고 있다

전반부(1편부터 6편까지)는 군사학의 기초 이론과 전략을 다루고, 후반부(7편부터 13퍈까지)는 전술의 운용과 관련된 지형학, 특수전에 대해 다루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저자가 보기에 손자병법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이익()’이라고 언급하고 있는데, 일리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익을 따지려면 계산을 해야 하고, 계산을 하려면, 구체적인 수치가 정해져야 한다. 구체적인 수치는 정찰을 통한 정보의 추정 단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병법에서 추구하는 전쟁과 전투에서의 목표가 적군의 섬멸을 통한 승리라기보다 적군이 가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의도와 의지를 포기하게끔 하도록 용병술의 성과를 좌절시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이 책에서 제시되는 전투 사례는 당대 비슷한 시기에 작성된 중국 고전의 기사 내용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비슷한 역사적 시기에 사용될수록 한문 글자의 용례가 가장 비슷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추론에 부합한다.


그러나, 문제는 용례로 인용하는 고전 문헌의 기사 내용이 본문의 주제와 일치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사마천의 [사기]의 경우, 전투나 전쟁의 구체적인 상황이 묘사되지 않고 주요한 사건들만 간략하게 언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4편의 []에서 [사기] [고조본기]의 유방의 사례나 5편의 []에서 언급된 [사기][역생육가열전]의 한나라와 제나라의 사례가 대표적인데, ‘는 지형에 따른 군대 배치와 부대 지휘관의 리더쉽에 따른 병사들의 능동적 전투력 발휘에 관해 주로 다루는 내용인데, 주로 기습에만 초점을 맞추어 사례를 들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6편의 [허실]의 내용과 겹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차라리 비록 시대가 후대이지만 구체적인 전장의 묘사가 언급된 사례를 포함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느끼게 되는 대목이다.


또 한가지 아쉬움은, 전쟁 관련 용어를 너무 맥락을 고려하지 않고 해석한 것이 아닌가 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면, 6 [허실]에서 회전(會戰)’천리를 이동하고서도 적군과 아군이 만나 싸워도 가능함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고대 서양의 그리스나 동양의 춘추/전국 시대에 통용되는 군대와 군대끼리 직접 만나 싸우는 정규적인 전투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군사적 지식의 배경이나 맥락 없이 단순히 마주치게 되어 벌이는 전투로 해석하는 것은 아쉽게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손자병법 원문에 인문학적으로 충실한 해석을 담은 완역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 이 서평은 부흥 카페 서평 이벤트(https://cafe.naver.com/booheong/201285)에 응하여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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