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중국해, 힘과 힘이 맞서다 - 교역의 중심, 동·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전쟁 메디치 WEA 총서 10
마이클 타이 지음, 한승동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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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재 중국과 해양 영해의 경계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주요 국가(일본,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들의 관계를 역사적 맥락과 거시적인 세계 정치와 경제 관점에서 다룬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중국과 인근 해양 경계 국가들 사이에 있었던 교류 역사와 중국이 끼친 영향, 현재 국제 정치에서 평가 받는 중국의 상황과 향후 중국의 추진 비전에 대해 총 7개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저자는 국제 관계학 전문가 마이클 타이 박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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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중국과의 교류 역사를 다룬 점은 기존의 다른 서적들과 차별되는 부분이지만, 동남아시아나 국제적으로 발휘하는 중국의 역할이나 지위에 대해 부정적인 면은 배제하고 긍정적인 부분에만 기술한다는 점에서 치우쳐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저자가 주장하는 바는 현재 영해 분쟁 중인 섬들은 모두 과거 역사 대대로 중국의 영해에 속한 것임이 역사적 사료로 입증되며, 현재 중국이 일방적으로 비난 받는 것은 서구 중심의 국제 체제 상에서 생겨난 편견과 오해이며, 오히려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발전에 기여한 중국 출신 화교들의 공헌과 최근 50여년 동안 개혁 개방으로 성취한 중국의 발전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근대 폭력적인 서구 제국주의의 침략 역사와 다르게 중국은 인근 국가들에 대해 정복 정책을 추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현재 중국은 과거 5000년 동안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누리다가 최근 150년 동안 침략과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다시 세계적 선도 국가의 지위에 복귀했으며, 이에 합당한 권리를 행사할 자격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번역자도 밝혔듯이 사실과 부합되는 내용도 일부 있지만, 사실과 다른 부분이나 언급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중국과 주변국 사이의 존재한 조공제도가 사실상 내정간섭에 가까운 일방적인 관계였음에도 유연적이라고 묘사한 서술은 과장된 표현이다.


근대 서구 제국주의 세력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무력으로 식민지화한 것은 전통적인 중국의 외교 정책 과는 다른 행동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는다

저자가 기술했듯이, 현재 동남아시아의 경제 세력의 핵심은 모두 중국 출신의 화교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독점을 달성했던 방식은 이른바 꽌시이다

비정치 참여 노선을 구사하는 화교의 토착민 경제 지배 방식은 본질적으로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배와 다르지 않다

서구의 군대처럼 명백한 물리적 무력보다는 정치 뇌물과 폭력까지 포함하는 포괄적으로 사회 체제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동남아시아 토착민들에게는 오히려 더욱 교묘한 지배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중국 영토에 대한 주변 해양 국가들의 일방적인 무력 침투나 점령을 열거하여 비난하면서도 중국이 무력으로 접수한 티베트와 위구르 지역에 대한 부분은 언급이 없다.


현재 국제 사회에서 중국이 홀로 공공의 적의 입장에 처하게 된 것은 일방적인 오해도 편견도 아닌 중국이 벌이고 있는 모순적인 외교 정책과 시행에서 비롯된 점이 크다

중국이 저개발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일대일로 정책이 표방한 공영과 상조의 취지와는 달리 실상은 장기 저금리 차관과 100년 간의 항구 무상 사용 등의 일방적인 착취를 얻어내고 있으며, 중국 외교 정책에 반대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보복성 무역 제재를 시행하는 이른바 전랑외교를 펼치고 있다

이런 언행불일치 외교 정책을 구사하는 국가를 보면 국제 사회의 이념과 원리에 대해 교화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중국의 주변 국가로서 한국이 깨달아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

번역자는 근대 역사에서 서구 열강의 피해자로서 중국이나 한국의 입장이 같다는 측면에서 중국을 옹호하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지만, 대안으로 제시하는 새로운 해양법의 개정과 제정의 의견에는 공감이 된다.


책에서 언급되지 않지만 한국도 중국과 이어도 문제로 영해 분쟁 대상에 포함되어 있으며, 현실 세계의 국제 사회는 여전히 이익과 힘의 논리로 움직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전반적으로 중국 친화적인 입장이지만,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역사적 배경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담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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