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지 유신 - 흑선의 내항으로 개항을 시작하여 근대적 개혁을 이루기까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나카 아키라 지음, 김정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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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이 19세기에 근대 국가 체제로의 개혁을 달성한 메이지 유신이라는 근대화 과정을 정치적 사건의 전개와 의미를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통상 목적으로 접근한 미국의 일본 내항으로부터 시작된 서구 열강의 확장이라는 세계사적 흐름 속에서 이에 대응하여 일본이 추구했던 국가 체제의 혁신인 메이지 유신이 일어나고 완성되기까지 일본 정치와 사회에서 전개되었던 저항과 충돌 사건들, 정치 논리의 변천 과정을 총 6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페리 제독의 흑선 내항(1853)으로부터 근대 일본 제국의 메이지 헌법과 교육칙어가 제정되는 1890년까지의 대략 50년간의 일본 정치계에서 지배 그룹의 충돌과 이에 따른 정치체제 변천사를 서술한다.


저자는 일본의 근대사 전문가인 다나카 아키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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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가지는 의미는 복잡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개화 과정뿐만 아니라 결국 식민지화에 이르기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실질적인 발판이 된 계기가 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동아시아의 봉건적 농업국가가 당시 선진적 모델인 서구 국가 체제를 모방하여 근대 산업 사회의 민주주의 국가로 변신하겠다는 것 자체는 비난 받을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근대 산업 국가로의 변신 과정에서 당시 국제 정세의 논리를 근거로 이웃 국가를 식민지 희생양으로 삼아 자신이 강대국에게 당한 방식처럼 악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당시에도 현재 시점에도 분명히 죄악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식민지를 만들지 않고도 근대화에 성공한 유럽의 국가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메이지 유신이 발생하기까지의 전후 시점의 역사적 사건들(대정봉환, 왕정복고, 번치직제, 판적봉환 등)의 도식적인 나열보다는 당시에 처해있던 일본 사회의 정치적 상황과 지배 그룹들이 가진 정치적 논리와 의도에 초점을 맞추어 해설하고 있다

다수의 전쟁의 양상이나 전개 과정에 대한 내용은 일체 서술되지 않고 전쟁 이후 변화된 정치 세력의 영향을 기술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벌어진 역사적 사건들의 결과와는 별개로, 저자가 서술하는 당시의 시대적 배경이나 상황의 내용은, 정치적 사건이나 결정의 의미나 의도를 보다 합리적으로 해석해보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위로부터의 개혁이라는 메이지 유신의 수식어가 가지는 의미는 19세기 국제 정세에서 만국 공법의 국제법에 해당하는 강제적 탑다운 방식의 제도 도입 요구가 포함되어 있다거나, 이와쿠라 사절단의 목적은 불평등 조약의 개정 목적뿐만 아니라 국가 체제 변경에 필요한 국가 모델을 파악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 등이다.


저자는 기존의 메이지 유신 관련 역사 서술과는 다른 색다른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근대 메이지 국가의 초기 정부 시절의 일련의 반정부 봉기 사건들은 서남 웅번 세력 사이의 권력 다툼에 기인한다는 의견으로 히젠 세력의 무력 투쟁과 도사 세력의 사회 운동이라는 것인데, 여기에는 정한론이 명분론으로 작용한다.


초기 일본 제국 사의헌법의 내용 중에 자유 민권 사상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기술한 점은 일본 군국주의 헌법과 교육칙어의 결과물 이전의 중간 과정에는 평화를 지향하는 민간 차원의 움직임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대목은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입구(脫亞入歐)’의 의미가 단순히 아시아 차원을 넘어 서구 유럽을 지향하자 차원이 아니라는 것이 충격적이었다

서양에 맞서 아시아 대동공영권을 형성할 필요 없이 일본만이라도 독자적으로 유럽국가처럼 근대국가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 군국주의의 당위성을 지원하는 의미가 된다.


전반적으로 일본의 메이지 유신을 균형 있게 바라보고자 하는 시각을 담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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