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자학과 양명학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시마다 겐지 지음, 김석근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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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유교 성리학의 특징적인 사상적 변천과 분화 과정을 중국 역사 속에서 기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위진남북조 시대부터 시작되어 송나라 시기에 성립하는 신유학이 주자학과 양명학으로 분화되는 과정을 중국 철학 역사 속에서 철학 사상의 개념적 세분화와 함께 4개 단원에 걸쳐 다루고 있다:

새로운 철학의 출발; 송학의 완성 주자학; 양명학의 성립과 전개; 유교의 반역자 이탁오.


저자는 중국 철학자 시마다 겐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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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을 조선시대의 국가 종교와 이념으로 삼았던 역사적 사실과 인의예지’, ‘주리론’, ‘주기론처럼 유학의 기본 사상적 개념과 용어를 학창 시절에 배웠지만, 양명학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

창 시절을 다시 생각해보면, 양명학에 대해 배운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사실, 조선시대에는 양명학은 이단으로 취급받은 위험한 이론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조선시대에는 같은 주자학의 분파인 양명학은 환영받지 못했을까? 주자학과 양명학이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런 질문에 대한 대답을 잘 설명할 수 있는 내용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이기도 하다

저자는 중국 철학사와 역사적 관점에서 주자학과 양명학의 내용과 의미를 파악하고자 한다.


모든 종교의 발전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과 단계를 유학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저자는 기술한다

기존 종교의 교리에 대한 혁신 운동과 시대 환경과 시대 정신에 부합하기 위한 사상적 활동의 모습이 묘사된다:


전쟁과 혼란이 끊이지 않아 불안한 시기였던 위진남북조 시대에 시작된 원시 유학에 대한 변혁인 신유학 운동이나, 농민 반란이 빈번했던 명나라 시기 추상적인 개념으로만 머물러 있던 주자학적 교리에 대한 반발로 지행합일을 주장한 양명학의 등장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또한, 종교는 당시 정치 체제와 결합되어 지배 권력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사용된 역사적인 사례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시대 전체를 관통했던 주자의 성리학적 이념이나 양명학 계열의 주자학은 일본에서 메이지 유신의 동력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궁금했던 사항이기도 한 주자학과 양명학의 근본적 차이점이 학문적 방법과 태도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점이다

한마디로, ‘궁구의 대상을 심지어 스승의 가르침까지 포함하느냐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조선은 거부했고 일본 에도막부는 허용했다는 것의 결과는 19세기 후반에 전개된 역사로 나타나게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유학의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철학과 사상의 내용과 변천 과정을 함축하여 설명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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