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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상징
칼 구스타프 융 외 지음, 설영환 옮김 / 글로벌콘텐츠 / 2020년 9월
평점 : 
이 책은 프로이드와 더불어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창시자로 알려진 칼 융이 후학들과 함께 자신이 만든 ‘융 심리학’ 이론의 핵심적인 내용들을 대중적인 수준으로 요약하여 저술한
교양서적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인간의 무의식에 대한 개념과 접근 방식, 개인적
차원과 집단 사회적 차원에서의 무의식의 발현, 무의식의 표현 형태인 상징에 대한 해석에 대해 총 5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칼 구스타프 융와 동료 학자 4명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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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생의 3분의 1을
꿈을 꾸면서 인생을 살지만, 꿈 내용에 대해서는 때로는 너무 심각하게 때로는 너무 가볍게 여기지만, 어쨌든 ‘꿈’이라는 생리학적
현상 자체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꿈’에 대해 심리학적
연구를 통해 이론을 제시한 것은 프로이드지만, 보다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주장을 제시한 것은 프로이드의
제자이자 동료인 칼 융이다. 칼 융의 무의식에 관한 심리학 이론에서 기본적인 내용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된 내용이다:
인간은 합리적인 사고와 판단을 내리는 의식 상태와 감각적이며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리게 되는 무의식 상태가 공존하는
심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꿈은 무의식이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며, 꿈 속에 등장하는 사물들은
무의식이 표현하는 의미를 가진 상징이라고 한다. 심리학적 차원에서 꿈의 기능을 융은 보상의 역할로 정의하고
프로이드는 억압된 심리의 표출이라고 파악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꿈의 해석 양식 – 개인화 과정을 거치면서, 꿈을 통해 드러나는 여성성(아니마),
남성성(아니무스)의 자신을 하나의 상징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개인이 시간에 따라 강렬한 원형적 에너지를 경험할 때 축적되는 것이 편견과 같은 콤플렉스가 되고, 사회 집단적 차원에서 콤플렉스는 신화, 종교, 철학의 집단적인 무의식으로 남아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각 나라와 민족마다 영웅 전설이나 신화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이 주어지게 되며, 불교나 카톨릭 기독교와 같은 종교의 기능과 역할도 근거를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을 나타내기 위한 상징의 사용은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된다: 시각적
표현에서 상징적인 추상 세계를 추구하는 현대 미술, 개인적 심리 치료를 위한 꿈 속에 등장하는 상징
요소들에 관한 해석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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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자체만으로도 융 심리학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는 점과 특히 원저자 칼 융의 사고와 문장 표현을 직접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매력적이고 강점인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원작을 번역한 번역본인 이 책을 선택해서 굳이 읽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매우 의심스럽게 느껴진다:
1~2페이지마다 눈에 띄는 오탈자,
심리학 용어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조어 단어 번역, 특히 일본판 서적을 그대로 번역한 듯한
일본식 한자어 표현(‘심적 사상’, ‘심적 장해’, ‘에네르기’ 등)은
눈을 의심케 만든다.
가장 절망스러운 부분은 번역문제이다: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그것’이다.
한마디로, 직역형태로 번역한 것인데, 문학 장르가 아닌 이런 논픽션 종류의
전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교양 서적의 번역에는 정확한 의미가 전달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직역보다는 의역이나 주석이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깊게 남고, 자잘한 오류 때문에 독서에 몰입하지 못하고 방해를 받는 경우가 너무 많은 점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