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가벼운 헤비메탈 이야기 - 다들 이름은 들어봤지만 잘은 모르는 그 음악에 대해서
남동현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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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록 음악 중에서 헤비 메탈 장르의 역사를 통해 헤비 메탈 장르가 가진 특색과 매력에 대해 소개하는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하드 록에서 파생된 헤비 메탈이 진화되는 60년대말부터 2010년대까지의 기간을 다루며, 시기 별로 나타난 헤비 메탈의 10개 하위 장르의 음악적 스타일과 특징을 서술하고 대표적인 20개의 밴드들의 특색과 대표 앨범 26장의 음반들과 추천 곡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메탈음악 애호가 남동현 블로그 작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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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메탈 음악이 가지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귀청을 때리도록 금속성이 느껴지는 강렬한 기타 소리와 함께 강한 남성성을 표현하는 가죽 재킷과 쇠사슬 같은 의상을 떠올리기 쉬울 것이다.


이런 거칠고 폭력적인 이미지로 인해 메탈 음악의 본질 전체가 가려져 대중적이기보다는 일부 소수 매니아 층에 한정된 음악 장르가 되어 버린 왜곡된 현실을 벗겨내고 메탈 음악이 가진 본연의 특징과 매력을 드러내는 작업이 이 책에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저자는 헤비 메탈 음악의 근원 시점부터 장르의 파생 경로를 따라 메탈 음악의 변천사를 조명하면서 메탈 음악이 가진 본연의 특징과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헤비 메탈 음악도 결국 대중 음악의 하나의 장르에 속하기 때문에 예술이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명제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시대적 사회 배경을 함께 고려해보면 보조를 맞추어 변천하는 메탈 음악 장르의 진화 과정의 유사성도 발견할 수도 있다.


기성 세대가 이룩한 사회적 전통과 규범이 내세우는 권위와 억압에 저항하고 싶은 반발 심리와 이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자유를 향한 20대 청년층의 욕구는 예술과 사회적 문화에서 새로운 표현 양식의 탄생을 낳는 주요한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저자도 이런 맥락에서 메탈 장르의 세분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영국의 노동운동과 미국의 인종차별과 반전 시위가 나타나는 60년대 말에 나타나는 하드 록 장르의 출현과 70년대 경제 불황으로 인한 영국과 미국의 정리해고 현상과 청년 실업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와 맞물려 출현하는 메탈 음악 등이 나타나는 것도 사회적 배경과 관련이 있다.


아울러 주류 음악 스타일에 반발하여 정반대의 대립되는 음악 사조가 등장하는 형태의 변증법적인 예술 사조의 흐름도 마찬가지로 메탈 음악 장르의 분화 과정에서도 변증법적인 발전 모습이 책 속에서 그려진다

헤비메탈 음악에 대중성을 추가하여 80년대 절정의 인기를 누린 팝 메탈 음악에 대한 반대 작용으로 80년대 중반 이후에 등장하는 스레쉬 메탈과 데스 메탈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으로, 헤비 메탈 음악의 대중성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음악적 전통을 탈피하여 새로운 시도를 추구함으로써 새로운 파생 장르로 진화하는 경우도 다루고 있다

헤비 메탈 장르에 대한 대중적 인기가 시들해진 90년대 들어 스레쉬 메탈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결합시킨 멜로딕 파워 메탈이나 서양 고전 음악 형식을 가미한 프로그레시브 메탈의 배경이 그려진다.


인간 심리의 어두운 부분을 표현하는 극단적인 데스 메탈 계열이나 한국의 메탈 음악도 책 속에서 특색있게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생각보다 흥미로운 사실들이 여러 개가 있다

예를 들면, 헤비 메탈 음악 장르가 연주자에게 매우 숙련된 수준의 연주 실력을 필요로 한다거나, 시끄럽게 들리기만 하는 메탈 음악 자체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노와 좌절을 느끼게 함으로써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든지, 메탈 음악의 노래 가사가 폭력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폭력을 고발하고 반대하는 내용이라든지, 기존의 음악 양식과 전통을 고수하는 방식과 다른 장르의 특징을 흡수하여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형태로 진보해 나가는 방식의 모습이 존재한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다양한 메탈 장르의 설명과 함께 저자의 추천 메탈 밴드와 음악을 직접 듣는 것으로써, 초보자에게는 메탈 음악 장르의 특징에 다가갈 수 있고 기존의 메탈 애호가들에게는 본질적인 매력을 더욱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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