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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세이(平成) 일본의 잃어버린 30년 ㅣ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요시미 슌야 지음, 서의동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평점 : 
이 책은 일본의 헤이세이 연간(1989~2019) 30년 동안의 시대를
배경으로, 일본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4개 사건과 세계사적인
흐름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변화의 방식에 대해 4가지 측면(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 분석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4가지 분야(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서 헤이세이 시대에 나타나는 특징을 드러내기 위해 이전 시대인 쇼와 시대(1926~1989)나
서구 선진국들의 모습과 비교하여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의 사회학 전문가인 요시미 슌야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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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 책은 일본이 거쳐 온 지난 30년 동안의 세월에 대한 반성문 성격을 띄고 있다:
저자는 지난 30년 동안의 시기를 ‘일본의 실패’로
규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하여, 4가지 분야에서 실패의 원인과 실패 요인들의 작동 메커니즘과 과정에 대한
규명하는데 책 내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일본 사회에 영향을 크게 끼쳤던 4가지 사건(버블 경제 붕괴; 한신
대지진; 911테러; 동일본대지진)을 중심으로 일본인의 가치관과 행동에서 변화된 양상들을 묘사하고 있어서, 일본
내부의 사건과 일본 외부의 세계적인 사건의 발생부터 대응의 과정을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저자가 인식하는 일본 경제의 파탄의 주된 원인은 ‘버블 붕괴’라는 직접적인 요인이 아닌 보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찾는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세계적인
글로벌화와 인터넷 시대로의 전환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1985년의 ‘플라자 합의’라는
사건이 가지는 ‘엔화절상’의 의미를 당시에 알고 있던 정치
관료와 지도자가 일본에 없었기 때문이지 않았나 싶다.
저자도 부동산 대출 금지 정책의 시행 타이밍의
실기를 지적하지만,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 둘 다 강세장이 펼쳐지는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인식 자체가
없었던 게 아닌가 싶다.
일본의 선거구제의 변경이 가져온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보면 정치 제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일본에서 요즘의 극우 정치세력들이 왜 계속해서 장기집권을 하고 있는지, 민주주의
제도가 실현되기가 왜 그렇게 어려운지, 등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한편, 일본 사회에 대해 미처 몰랐지만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있다:
16년 간격으로 발생한 자연재해인 대지진이 끼치는 일본 사회와 경제에
대한 영향은 심각하다는 점이다:
특히 일본인의 심리적인 측면에서 자신감이 사라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작용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버블 경제 붕괴 이후로 시작된 비정규직 고용 형태가 일본 사회에 심각한 해악의 근원이라는 점도 놀랍다:
비정규직으로 인해 청년세대가 가지는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좌절감은 엽기적인 사회 사건이나 저출산 문제의
핵심 원인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인터넷 시대를 맞이해 일본 문화가 수용한 방식은 넷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자로서의 집단적 행동을 표출하는 현상으로, ‘코스프레’가 대표적인 현상이라는 것도 흥미로웠다.
개인적으로 눈길을 끄는 점은, 저자의 인식에는 중국의 경제력 부상을
매우 높게 평가하고 한국이나 대만을 아직까지도 개발도상국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일본의 현대사와 최근의 일본 사회의 흐름을 이해하는 동시에, 한국이 배워야 할 교훈을 얻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