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아마릴리스 폭스 지음, 최지원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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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직 CIA 비밀 요원이 자신의 현역 첩보원 경험을 중심으로 인생 전반에 걸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위험한 현장에서 활동하는 첩보원으로서의 활약과 실상, CIA 정보 요원이 되기까지의 성장 과정과 인생 역정에 대해 총 20개 단원에 걸쳐 이루어져 있다.


현재 저자는 첩보원 생활을 은퇴하고 가족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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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으로 첩보원이나 비밀 요원으로 각인된 이미지는 007 제임스 본드나 제이슨 본을 떠올리게 된다

적성 국가에 홀로 침투하여 단독 임무를 수행하면서 위험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면 과감한 액션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고 무사히 본부로 귀환하는 장면이 연상되기도 한다.


실제 현업에서 활약한 CIA 비밀 요원이었던 저자가 책 속에서 들려주는 첩보원의 실상은 영화나 소설 속의 모습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예를 들면, 첩보원의 주요 임무가 정보 수집의 목적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현지 경찰이나 요원에 맞서서 폭력적인 액션을 사용하여 파견 국가 정부의 주목을 끌게 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철저하게 눈에 안 띄게 조용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첩보원의 실상에 가깝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일반적으로 감추어져 있던 첩보원의 실상을 묘사했다는 점이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 아닐까 싶다

본부 지원 요원과 현장 투입 비밀 요원의 활동이나 치열하면서도 정밀한 훈련 과정, 같은 직장 동료나 심지어 가족에게까지도 철저하게 진실을 숨기고 위장해야 하며 아무도 믿을 수 없는 냉혹한 첩보원의 세계, 첩보원으로서 겪는 애환이나 인간으로서 가지게 되는 고민 등은 새롭게 다가온다.


새롭게 알게 된 내용들도 많이 있다: 디지털 방식을 사용하여 비밀 통신과 접선 기법이 과거보다 진화된 형태를 보인다든지, 첩보원의 핵심 임무가 정보수집을 위한 정보원의 포섭, 구축, 관리이기 때문에 결국 인간 관계 기술이 중요하다거나, 첩보원이 감당해야 하는 책임감과 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심리적 압박감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친한 사람들에게조차 첩보원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거짓말을 하고 마치 연극배우처럼 일상을 가짜 신분으로 연기하듯 살아야 하는 첩보원으로서의 숙명적인 이중성이 개인적으로 가장 안쓰럽게 다가온다

국가를 위한 애국심과 사명감과 자신의 진정한 자아의 정체성 사이의 충돌을 조정해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치료나 관리가 중요할 거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전반적으로, 생생한 경험을 통해 직업으로서의 첩보원의 세계를 알게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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