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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성의 부름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77
잭 런던 지음, 임종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이 소설은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 지역을 배경으로 썰매 개로 팔려간 세인트 버나드 개가 혹독한 자연과 야만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생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저자는 20세기 초 미국의 대표작가 잭 런던이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정
집에서 기르던 세인트 버나드 종의 강아지 벅은 집사의 도박 빚으로 인해 북부 알래스카 지역의 썰매 견으로 팔려가게 된다.
따뜻한 날씨에 친절한 사람들과 함께 평범하게 지내던 벅의 일상의 세계는, 혹독한
야생의 환경 속에서 썰매 견들 사이에 통용되는 힘의 법칙과 견주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만이 허용되는 힘의 세계로 뒤바뀌게 된다.
우체국 배달원 주인과 썰매 견들을 만나면서 벅은 자신의 야수성을 발견하게 되고 썰매를 끄는 일에 대한 숭고한
사명감을 알게 된다.
어설픈 썰매 여행 가족의 손에 넘겨져 극한의 벽에 부딪치게 된 벅은 눈 앞에서
벌어진 허망한 사고로 동료 개와 주인을 모두 잃게 되지만 생명의 은인이자 영혼의 주인인 존 손튼을 만나 살아남게 된다.
모든 억압에서 풀려나 자유롭고 행복한 생활을 만끽하던 벅은 언제부터인가 자신을 부르는 숲 속의 소리를 인식하게
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된다.
벅은 조금씩 자신을 부르는 야생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찾아
나서게 되는데, 과연 벅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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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쓰여진 시기가 20세기 초반으로 당시 미국의 사회는 산업화
과정을 통해 급속한 자본주의의 발전이 이루어지던 시기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주요 산업 부분에서
거대 기업과 자본가 세력이 등장하면서, 사치와 낭비, 확장이
미덕으로 숭배 받던 소위 천민 자본주의적인 사회적 행태는, 흡사 ‘약육강식’의 오직 힘의 논리만이 통용되던 동물의 세계와 다름없는 시기로 알려져 있다.
아마도 주인공 벅이 갑자기 마주하게 된 알래스카 지방의 썰매 견의 세계의 모습이 실상은 저자가 체험했던 당시
미국 사회의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속임수와 암투가 난무하던 중에서도 묵묵히 오직
자신의 직업에 헌신하는 투철한 직업정신의 숭고함이 동시에 존재하는 복잡한 인간 사회의 모습이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완전한 자유와 내면의 모습을 찾아 발현시킨 벅이 보여주는 당당하고 완성된 모습은, 흡사 이육사 시인의 시 ‘광야’에서
묘사된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연상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주는 압권은 주인공 벅이 겪는 썰매 견의 세계에
대한 생생한 묘사가 아닐까 싶다.
한편으로, 인간과 가축 사이의 관계인 ‘길들임’과 동물의 본성인 ‘야생성’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길들임을 통해
구속되는 관계가 아닌 독립적이면서도 우호적인 관계가 가능할까?
무엇보다, 이 작품을 저자가 27살에
썼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다.
발표된 지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감동과 스릴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