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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와 초승달, 천년의 공존 - 그리스도교와 이슬람의 극적인 초기 교류사
리처드 플레처 지음, 박흥식 외 옮김 / 21세기북스 / 2020년 4월
평점 : 
이 책은 이슬람 문화권과 기독교 문화권의 다양한 교류에 대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시기적으로 보면, 이슬람 종교의 성립 시기인 7세기 중엽부터 오스만 제국과 대항해 시대의 시작 시기인 15세기까지에
해당된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이슬람 국가들의 성립과 함께 시작된 종교 확장 목적의 영토 전쟁을 거치면서 접하게 되는 기독교
문화권과의 교류의 형태와 모습들을 총 5개의 단원에 걸쳐 시대의 흐름에 따라 특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중세역사 전문가인 리처드 플레처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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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역사’책을
읽고 흥미롭다거나 인상적인 느낌을 받는 경우가 드문데, 이 책은 여기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동양 사서의 무미건조한 객관적인 서술 방식에서 벗어나면서도 서양 사서의 주관적인 표현 방식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고정된 이슬람에 대한 서양 역사학계의 시각과 관념을 깨뜨린다:
참고로, 이 책에서는 십자군 전쟁 부분은 자세하게 다루지 않고, 교류 부분에만 초점을 맞추어 다루고 있다.
역사적 사료와 문헌들을 직접 비교하기도 하고, 당시의 정치적 상황과
종교적 관습과 상식에 기반하여 추측을 통해서, 드러나지 않은 역사적인 요인들을 추론하고 기존의 역사학계의
이론을 반박한다:
예를 들면, 무슬림의 지중해 지역의 지배
이후 유럽 기독교 경제가 후퇴되었다는 주장은 오히려 정반대로 중동 이슬람과 서유럽 기독교 사이의 경제 교류로 인해 경제 성장을 촉진시킨 사례라거나, 13세기 이후 지중해 기독교 도시 국가에서만 상업이 발달하게 되어 르네상스를 이끌게 되었다는 주장은 당시 무역
파트너였던 지중해 이슬람 국가들의 상업 발달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특이한 점은,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변을 찾는 과정을 이어 나간다:
예를 들면,
오스만 제국 성립 이후 이슬람 세계의 서양 기독교 세계에 대한 무관심과 교류 저하 현상을 지적하며,
기반 원인으로 저자는 보편적으로 제국이 가지는 특징인 오만함과 폐쇄성이 오스만 제국에서도 발휘된 것으로 파악하는 부분은 인상적이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이슬람과 기독교 문명의 교류의 역사를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서양 중세와 이슬람의 교류에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