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유인원 - 끝없는 진화를 향한 인간의 욕심, 그 종착지는 소멸이다
니컬러스 머니 지음, 김주희 옮김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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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인간의 가치를 과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생태계 관점에서의 인간의 위치와 인간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크게 3가지 부분(인간의 외부 환경에 대한 분석, 인간 신체와 정신에 대한 분석, 지구 생태계에서 인간의 역할과 성취 결과에 대한 논의)으로 나누어 총 10개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미국의 균류생물학자 교수인 니컬라스 머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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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책 제목에서부터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게 된다

아무래도 최근 몇 년간 한국 방송매체에서 유행했던 독서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언급되었던 책 [이기적인 유전자]의 이름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마침, 책 표지의 선전 문구에도 리처드 도킨스 교수가 작성한 추천사가 실려 있다

더구나, 저자가 말하는 핵심적인 주장 중에 인간은 유전자를 잠시 보관하는 그릇이나 유전자의 자연선택같은 내용은 도킨스의 내용과도 부합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이 책에는 도킨스라는 이름이나 도킨스의 저서에 대한 언급은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존경인지 조롱의 의미인지 모르겠지만 제목에서도 느껴지는 유사성도 독창성보다는 마케팅적인 효과의 의도로 다가온다.


저자가 미생물학의 전문가답게 인간에 대해 다양한 생물학적 이론들을 기반으로 분석하는 내용을 간략하면서도 핵심적으로 해설하는 부분은 분명한 강점이다.


한편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책 전반에 걸쳐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는 생태계 속의 인간의 위치와 행동에 대한 저자의 냉소적인관점은 이해는 되지만 동의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다

예를 들어, 생태계와 지구 환경을 균형의 질서대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전염병과 같은 대형 사망 사건이 발생해야 한다든지, 인류의 미래는 결국 파멸뿐이라든지,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우아함이라고 독자적으로 명명하는 식의 주장은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저자가 현직 생물학 교수이자 과학자라는 배경을 감안하면, 결코 동의할 수 없는 내용들도 눈에 띈다

예를 들면, 왓슨과 크릭이 저지른 프랭클린의 51번 사진 도용 사건에 대한 저자의 옹호적인 관점은 미 확립된 저작권 개념의 시기임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의 과학윤리가 무시되는 이른바 업적제일주의적인 입장을 나타내는 것으로 논란의 소지가 많이 있다.


지구온난화 현상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규명이나 현실 속의 독창적인 해결대책을 제시하지 않고, 오로지 정치인의 무책임과 부유계층의 무관심을 비난하는 것에만 그치는 서술은 정치 참여와 관련된 저자의 현대사회의 시민의식의 부족함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쉽게 느껴진다

2018파리 국제 기후 협약을 탈퇴한 국가가 미국이며, 환경 보호를 위한 쓰레기 분리 수거 제도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 중에 하나가 미국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언행불일치의 공허함을 지울 수가 없게 된다.

전반적으로 인간에 대한 생물학적 해설 부분이 탁월한 것에 대비하여, 나머지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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