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첩보전 소설 삼국지

삼국지 첩보전 1 - 정군산 암투
허무 지음, 홍민경 옮김 / 살림 / 2020년 3월

이 소설은 후한 말기 시기인 삼국지 시대에 벌어졌던 전통 비밀 간첩 조직 ‘한선’의 조직원들의 첩보 활동과 활약을 그린 작품이다.

참고로 이 소설은 전체 4부작으로, 이 책은 1부 219년 촉과 위가 한중 지역을 놓고 맞붙은 한중 공방전이 소설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건안 24년(219년) 219년 촉과 위의 한중 공방전을 치르는 중에 정군산 전투에서 위의 장수 하후연의 군대가 촉의 장수 황충에게 패해 목숨을 잃는다. 

어이없게 당한 패배의 원인이 ‘한선’이라는 내부 첩자에게 있다고 판단한 위나라는 조비가 창설한 정보부대 진주조에 조사 명령을 내리고 교위 가일이 투입된다. 

조조가 직접 한중에 진출해 있는 사이, 세자 조비가 감치하고 있는 허도는 세자 자리를 둘러싸고 3남 조식과의 보이지 않는 암투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는 중이었다. 

심지어 같은 진주조 내부에서도 갈등은 존재했다: 사마의가 가일의 부친을 음모로 사형당하게 만든 악연이 있었던 것이다. 

사냥 중이던 조식이 살수들의 습격을 받고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하던 진주조 부대도 연달아 습격을 받게 되는 사건이 함께 발생한다. 

살수들의 배후로 의심되는 세력은 바로 한나라의 노쇠한 충신들로 지목된다.

현장에서 습격의 배후 세력을 쫓아 수사를 해나가던 교위 가일은 신입 여자 조원 전천과 함께 헌제와 가깝게 지내는 한나라 노신들의 동태를 살피다가 뜻밖의 사실을 목격하게 되지만, 얼마 안 있어 백의검객으로부터 습격을 받아 전천을 잃고 목숨만 건지게 된다.

한선과 한나라 대신들이 연합하여 허도에서 모종의 사건을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상관인 장제로부터 알게 된 가일은 부상당한 몸을 이끌고 진압작전에 투입된다.

과연 가일은 음모를 꾸미는 배후 세력인 한선의 계획을 저지하고 사랑하는 연인 전천의 원수를 갚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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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무대는 우리에게 친숙한 삼국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나 소설로나 누구에게도 알려져 있는 내용들이라 ‘과연 새로운 게 무엇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가지면서 읽기 시작한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쓰는 소설은 어쩔 수 없이 내용이 어느 정도 미리 공개가 되는 운명에 처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작품에서는 219년에 발생한 사건들 중에서 위와 촉의 한중 전투와 허도에서 발생한 위풍의 반란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특히, 저자는 두 사건 사이의 연관성을 비밀 첩보 조직 ‘한선’이라는 매개체의 존재로 연결시킴으로써, 삼국지 역사서나 연의 소설에는 등장하지 않는 인물들과 전혀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사건들에 관한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내고 있다.

한편, 손자병법에 나오는 ‘연환계’나 ‘반간계’ 등이 실제로 어떻게 활용되어 나타날 수 있는지를 하나의 생생한 사례로써 이해할 수 있을 법한 내용들이 펼쳐진다.

전형적인 삼국지 관련 소설과는 다른 ‘간첩’이라는 소재를 선택한다는 점에서 참신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무협 소설의 장면처럼 액션 부분도 함께 묘사되어 있어서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삼국지와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