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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본주의의 역사
앨런 그린스펀.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김태훈 옮김, 장경덕 감수 / 세종(세종서적) / 2020년 2월
평점 :
이 책은 미국 경제의 발전의 역사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측면에서 주요 시기마다 특징과 변천 과정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대략 5개의 주요 시대(건국~남북전쟁; 남북전쟁~1차 세계대전; 1차 대전~2차세계대전; 50년대~70년대; 80년대~현재) 별로 나누어 총 12개의
단원에 걸쳐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20년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던 앨런 그리스펀과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자 울드리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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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미국의 경제 규모의 거대함을 나타낼 때 ‘천조국(1년 국가 예산이 1천조가 넘는다는 의미)’이란 표현이 쓰이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지금 현재 전세계에서
초강대국은 미국이라는 데에는 아마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300년 전만 해도 지구 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국가가 불과 3백년안에 언제부터 어떻게 해서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지위에 오르게 되었을까?
미국의 경제 발전의 역사와 요소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된 내용이다:
역사적으로만 본다면 미국도 처음부터 압도적인 제국의 위치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여느 나라처럼 정치적 갈등과 외부와 내부 세력 사이의 전쟁을 경험하기도 한다.
다만 저자는 미국이 전쟁으로 피해를 입기도 하지만, 경제 도약의 계기로 삼아 발전하게 되는
역사를 되풀이한다는 특징을 가진다고 말하면서, 그 원천에는 미국 국민만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화 특성이
있음을 이야기한다: 청교도와 계몽주의 사상을 지적한다.
이 책은 미국 경제 발전의 3가지 원동력인 정치, 창조적 파괴, 생산성 측면에서 미국 자본주의 발달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시종일관 슘페터가 말하는 ‘창조적 파괴’라는 측면에서 미국의 세계적으로 우월한 능력이 오늘날의
초강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꼽으며 풍부한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근면성과 높은 교육열, 창조성
등의 덕목은, 미국뿐 아니라 유럽이나 일본의 선진국들이 꼽는 전통적인 국가 발달과 성장의 기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미국에는 한가지가 더 있다는 점을 저자는 지적한다: 바로 기술 혁신을 통해 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욕망과 열정이 미국인으로 하여금 미국 자본주의의
발전을 이끌어오게 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이 아직 갖추고 있지 못한 사회적 풍토인 ‘기술과 기술자를
우대’하는 ‘테크노크라프트’
사회를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라 한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미국 경제의 발전 역사는 책에 서술된 것처럼, 시간의 순차적으로 여러 산업 분야(철도, 철강, 석유, 전자, 항공, 자동차, 금융, 에너지)에서 나타나는 기술 혁신으로 만든 성장과 성공, 그리고 이어지는 쇠퇴와 소멸의 되풀이로 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앞으로 인공지능과 IT기술 발전과 융합으로 어떤 새로운 산업이 탄생하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신기술 육성이 중요해지는 이유와 의미를
깨닫게 되기도 한다.
국내 사회와 국제 무역의 구조적인 원인으로 인해 미국은 1970년대부터
세계화와 함께 시작된 미국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의 성장과 이익의 감소 추세는 결국 저 경제 성장과 국제 금융 위기 발생의 상황으로 이어지게 되는
모습이 그려진다:
여기에서도, 2010년대 들어 맞이하게 되는 한국의 현실과 많이 유사한
점을 떠올리게 된다.
현재 트럼프 정부가 등장한 미국은 저성장과 비대해진 복지제도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으며 미국이 처한 위기는 정책적인
문제들이 원인이라고 내리는 진단에 비해 지극히 평범하다고까지 느껴지는 저자의 결론은 매우 인상적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해결 방안도 이 책의 주제로 모아진다: 본래 미국적인 정신과 능력을 되찾아 발휘하자는
것이다.
과연 한국의 경제와 정치 발전 단계는 어디쯤 와있는 것일까? 이 책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미국의 경제 발전과 함께 보조를 맞추어 이루어지는 정치, 문화와 사회적
모습들의 변화와 변천 과정들도 동시에 다루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