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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을 제거하는 비책 - 위대한 역사를 만든 권력 투쟁의 기술
마수취안 지음, 정주은 외 옮김 / 보누스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은 당나라 시대 간신으로 알려진 ‘내준신’이라는 인물에 의해 저술되었다고 하는 ‘내직경’이라는 제목의 고서를 저자가 발굴하여 편역하고 해설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권력의 속성과 권력을 다루는 법, 권력을 차지하는
전략, 권력 다툼 속에서 경쟁자를 제거하고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는 음모 술수, 윗사람과 아랫사람을 대하는 처신법 등에 대해 서술된 총 140 여
개의 계략들을 14개 부분에 걸쳐 서술하고 저자의 해설과 함께 관련있는 역사 속 인물들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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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직경’이라는 책의 이름도
생소하지만, 책의 내용도 중국 역사 속에서 성공적인 인물보다는 실패하고 멸망하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조명되는
것도 낯설다.
보통, 출세나 성공을 지향하는 전통적인 전략 집에서 강조되는 ‘실력’, ‘소통’, ‘리더십’과 같은 덕목들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저자도 서문에 밝혔듯이, 이 책의 저술 시기가 당나라 시대로 알려져
있어서, 당시 봉건주의 절대군주 시대 속에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관료주의 체제의 배경을 중심으로 권력의
특성과 권력의 계략들을 해석한다:
봉건시대 공직사회에서 개인적인 이해득실에 따라 친분관계가 형성되고
소멸되는 냉정함이 일상적인 현실의 모습임을 지적한다.
현대의 권력이 수평적으로 분산되며 성과 위주의 인사 체계를 가진 조직에서조차도 권력 다툼이 발생하는데, 더구나 절대 권력이 소수의 상위계층에게 집중되어 수직적인 권력 구조를 갖는 경색된 조직에서는 권력 투쟁의 폐해가
심할 수 밖에 없다.
계략들의 상황에 맞는 사례들을 중국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들을 가지고 예를 들어 소개하는 것도 특징이다:
최고의 악질적인 인물들의 충격적인 행태와 행실들이 낱낱이 드러난다: 살인, 음모와 배신, 비방 등의 악행들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과거에 그들이 써먹었던 악독한 수법들이 현재에는 더 이상 통용되지 않겠지만, 책
속의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의 사례에서 그런 비열한 술수에 휘말리지 않도록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와 취해야 할 사고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우리가 속해 있거나 일하고 있는 조직 사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비정상적이고 특수한 경우가 발생했음에도 평소의 원칙과
소신을 고집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전체적인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여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상사의
지시사항이 내가 가진 가치관과 판단 기준에 맞지 않을 때 적극적인 수용과 부드러운 거절 중에서 과연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지?
리더로서 특히 리더를 무시하는 조직 구성원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상사와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바람직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양심’, ‘소신’, ‘청렴’, ‘결백’ 과
같은 원칙의 준수로 인해 이용당하고 피해를 입는 모습에서 오히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들이 더욱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