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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와 나오키 3 -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 ㅣ 한자와 나오키
이케이도 준 지음, 이선희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평점 : 
이 소설은 IT업계의 유망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를 둘러싸고 벌이는 일본 은행의 어두운 관행과 악질적인 음모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금융 미스터리 작품이다.
작가는 소위 ‘은행 미스터리’ 장르를
개척한 ‘이케이도 준’으로,
일본 대형 은행에 근무하는 은행원 주인공 ‘한자와 나오키’라는
인물을 통해 전통의 대기업 금융권의 실상을 담은 소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소설의 간략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도쿄 중앙은행의 파벌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자회사인 도쿄 센트랄 증권의 영업부 부장으로 임명된 한자와 나오키는
어느 날 유망 IT기업인 전뇌 잡기집단의 사장으로부터 신생 IT벤처
기업인 도쿄 스파이어럴의 적대적 M&A를 의뢰 받는다.
평소 왕성한 거래가 없던 상태에서 갑자기 의뢰 받은 기업간 M&A 사업
건으로 도쿄 센트랄 증권사는 중요한 프로젝트로 인식하고 회사차원에서 추진하지만, 의뢰당사자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도쿄 센트랄 증권사에 대한 신뢰가 없어져서
M&A 주관 증권사를 바꾸겠다고 하는, 그것도 도쿄 센트랄 증권사의 모회사이자 경쟁사인
도쿄 중앙은행의 증권영업부로 바꾸겠다는 통보를 받는다.
고객의 계약파기가 발생한지 얼마 안되어 도쿄 센트랄 증권사 영업부 직원 2명이
연달아 도쿄 중앙 은행의 증권 영업부로 인사발령이 이루어지고 나서, 도쿄 중앙은행이 추진하는 도쿄 스파이어럴사에
대한 공개매수 공고 사실을 한자와 나오키는 신문 보도를 통해 알게 된다.
한자와 나오키와 같은 부서 근무하는 부하직원인 모리야마 마사히로는 어릴적 고교 동창이었던 도교 스파이어럴 사장인
세나 요스케와 오랜만에 재회하여 회포를 풀던 중에, 적대적
M&A 표적 대상이 되어 버린 상태에서의 대응책인 ‘백기사(white knight)’ 전략과 참여기업인 ‘폭스’의 참여 계획도 듣게 된다.
‘폭스’사의 경영 실적에
의심을 품게 된 모리야마는, 거래처인 전뇌잡기집단의 사무실 앞에서 폭스사의 사장이 출입을 목격하게 되고
혼란에 빠지게 된다: 사업 실적이 신통치 않아 신주 인수 자금 여력이 안 되는 기업이 신주 발행 계획에
참여한다는 계획은 실현가능성이 있는가? 적대적 관계인 전뇌잡기집단사와 폭스사의 사장이 만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무엇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인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감지한 모리야마는
상사인 한자와 부장에게 보고하고, 한자와는 입사 동기인 도쿄 중앙 은행 동료들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한자와가 가세하게 된 도쿄스파이어럴 측은 적대적 M&A 방어로부터
회사를 무사히 지켜낼 수 있을까? 자신의 모회사인 은행과 숙명적인 대결의 위치에 서게 된 한자와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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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신생 유망 IT기업의
적대적 M&A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본 금융권의 대기업들의 잘못된 관행과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신랄히 비판하고, 저자만의 관점으로 응징을 가하는 사회/금융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 작품의 부제가 ‘잃어버린 세대의 역습’이란 제목이 의미하듯, 일본 경제의 전성기를 누린 기성 세대를 나타내는
금융권과 일본 경제의 버블로 인해 사회적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던 잃어버린 20년 세대를 표현하는 신생 IT기업의 대결이 주된 주제인 이른바 ‘세대갈등’에 관한 이야기를 정면으로 다루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도, 386세대와 밀레니엄 세대 사이에 기득권 논쟁에
관한 세대 갈등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소설의 주제와 내용은 매우 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잃어버린 세대의 가치관을 기성세대의 가치관과 단순 비교를 하는 것이 아니라, 잃어버린 세대가 체험한 사회적 성장 환경과 그로부터 체득한 가치관의 형성 배경을 묘사함으로써, 일본의 풍요로운 시절을 보냈던 단카이 세대와 버블 세대의 가치관과는 어디서부터 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일본의 잃어버린 세대에 대한 묘사는 흡사 한국의 IMF 이후에 성장한
밀레니엄 세대가 겪은 경험과 거의 유사하다는 점에서 깊이 공감되고 안타까운 감정을 많이 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세대 갈등에 대해 해결책이 있느냐인데, 이에 대해, 저자는 자신만의 독특한 견해를 한자와 나오키의 입을
통해 말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객을 최우선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경영 원칙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것’인데, 이것은
기성세대의 전형적인 대기업 중 하나인 파나소닉(舊 마쓰시타 전기)의
기업 이념이기도 하다.
무조건 기성세대의 탓만 하지 말고, 철저히 생존본능적인 이기주의적
사고를 버리고, 올바른 삶의 원칙과 신념을 따라서 세상의 부조리에 맞서서 저항하고 공감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사회에 제시해달라는 부탁과 조언은, 현재 경제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도
유효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소설 속 인물이긴 하지만,
한자와가 보여주는 삶의 태도와 행동은 한마디로 완벽하고 멋져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한자와와
비슷한 면모를 가진 인물을 겪었던 기억을 찾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저자가 실제 모델이 아닌 상상으로
현실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이상적인 인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한국에는 희소적인 주제인 금융 미스터리 소설이지만 ‘세대 갈등’을 다루는 작품으로 색다른 매력이 넘치는 작품으로 읽어볼 가치가 충분하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