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야기 1 - 전쟁과 바다 일본인 이야기 1
김시덕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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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16세기 전국시대부터 17세기 중반까지의 시기 동안에 펼쳐진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바다를 통한 외부 문명세력과의 교류를 통해 발전되는 일본 역사와 함께 동시대의 주변 국가인 조선과 명/청과의 상황과 관계를 포괄적으로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16세기 당시의 유럽 문명과 동아시아의 상황, 16~17세기 사이에 일본에 전래된 유럽 문물, 16세기 후반의 일본 전국 통일 과정, 임진왜란 이후 17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선택, 등의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전체 6개 단원에 걸쳐 서술된다.

참고로 이 책은 일본 근세부터 현대까지 역사를 다루는 일본인 이야기 시리즈 5부작 중에서 첫 번째로 16세기 중반부터 17세기 중반까지 일본의 근세 시기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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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저자인 김시덕 교수는 좀더 특이한 접근을 이 책에서 시도하고 있다: 일본 근세 역사의 흐름을 한마디로 실력으로 표현한다. 다른 육지 국가들과 달리 일본은 한반도와 중국, 유럽 등의 외부 세력으로부터 군사적 침략을 받지 않은 것 자체가 행운이고, 당시 식민지 확장 정책중인 유럽 세력과의 만남의 위기에서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인 것도 행운이자 실력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일본 관점의 역사책과 한국 관점의 역사책의 기존 서술에서 다루지 않았던 카톨릭의 영향과 에도 막부의 유럽 국가들과의 교류에 관한 사항들을 자세하게 서술한다: 예를 들면, 도요토미 정권과 도쿠가와 정권 시기에 이미 존재했던 다수의 소위 카톨릭 다이묘들의 활동, 조선과 유럽의 인쇄출판 술과 은제련 기술의 전래와 역할, 당시 대항해시대의 유럽과 일본의 교류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임진왜란 이후 도쿠가와 이에야쓰의 에도 막부를 창설하게 되는 과정과 친선 대외 정책으로 취한 선택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한편, 국내 역사학계에서 논란이 되어 왔던 19세기 한반도의 내재적 발전론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한 논쟁에 대해서도 문명론적 관점에 기반한 저자만의 독특한 시각을 밝히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16~17세기 동시대에 세계적인 문명과 역사적인 시각으로 동아시아 역사를 조명하기 때문에, 한정된 관점을 넓힐 수 있게 된다: 당시 유럽에서 벌어진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대립과 네덜란드와 영국의 대립이, 동중국해 연안 지방에서의 교류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도 흥미로운 점이다.

기존의 일본 역사를 연대 순으로 나열한 책과는 다르게, 16세기와 17세기를 기점으로 일본이 왜 그리고 어떻게 조선과 중국과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이라는 점에서 훌륭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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