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세계사 - 마흔이 되기 전에 갖춰야 할 역사지식
모토무라 료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로마 제국의 성공 핵심 요인을 나타내는 7개의 키워드로 선별하여 고대 로마 역사를 중심으로 세계사적으로 성공적인 인류 문명의 요소들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인류의 역사를 바라보는 7개 성공 요소들에 대해, 고대 로마의 역사를 기준으로 다루고 있다: 관용(tolerance); 동시대성(simultaneity); 결핍(deficiency); 대이동(huge migration); 유일신교(monotheism); 개방성(openness); 현재성(newness).

저자는 오랫동안 동경대에서 로마사 강의와 연구를 수행한 모토무라 료지 교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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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배우는 역사는 왜 재미가 없을까?’, ‘시중에 잘 팔리는 역사서의 저자는 대부분 전문 역사가가 아닌 아마추어 역사 비전공자이고, 전문 역사가의 책은 왜 안팔릴까?’

간단해 보이면서도 어려운 2가지 질문에 대한 대안으로써 재미있으면서도 통찰력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역사적 교훈을 담겠다는 포부가 책의 저술 동기라고 밝힌 저자는 로마사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저술 동기와 저자의 배경을 생각하면, 책 내용은 여러 면에서 놀라운 면을 발견하게 된다.

우선, 로마 제국의 성공 요인이자 성공적인 인류 문명의 발전 요소를 7개의 주제로 도출해낸 것 자체는 저자가 가진 거시적인 통찰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동시대성을 같은 시기에 같은 사건이 여러 다른 지역에 발생했다는 점과 같은 사건이 같은 조건 하에 시차를 두고 여러 다른 지역에 발생했다는 관찰은 신선하게 다가온다.

로마의 역사를 기준으로 세계사의 유사한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 점도 훌륭하다: 외부의 문명을 받아 들여 승화시킨 로마나 17세기 프로테스턴트를 받아 들여 상공업을 발달시킨 네덜란드나 18세기부터 유럽의 이민을 받아들여 강국으로 거듭난 미국의 사례 등이 제시된다.

특히, 저자만의 독특한 관점을 밝힌 주장들도 상당히 설득력있는 내용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알파벳, 일신교, 화폐 탄생이 비슷한 시기에 이루어졌다든지 문명의 기준은 문자라든지, ‘공화정치 제도의 우수성을 지적하는 것은 매우 인상적이다.

현재 사건에 대한 역사적 교훈과 독자적인 해석도 신선한 해석이다: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과 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역사적인 해석을 로마와 그리스 시대와 대비시키는 것은 충분히 적용될 수 있는 부분이고, 중국을 내부적 본국과 식민지 상태로 보는 시각도 새롭다.

반면에 로마사의 장점만 부각시킨 나머지 적절한 배경이나 인과 요소들을 생략하고 서술한 부분은 아쉽게 느껴진다: 예를 들면, 카라칼라 황제가 내린 시민권 칙령은, 로마제국의 개방성을 표현하는 상징이 아니라, 단순한 권력 쟁탈의 정치 수단으로써 군부 세력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군부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세수를 늘리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점이라든가, 로마 민중들이 원래부터 민주정을 싫어한 것이 아니고 고대 로마 도시국가가 귀족 계급에 의한 통치구조로 시작된 까닭에 그리스의 민주정치 요소인 민회를 나중에야 도입하게 되었다든지, 등에 대한 설명이 없는 부분이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재미있는 토론 주제 거리가 많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예를 들면, 셈어족 계통의 아시리아 제국과 인도/유럽 어족 계통의 페르시아 제국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다른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로마사를 기준으로 세계사와 인류 문명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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