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너의 문화사 -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아리 투루넨.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음, 이지윤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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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오늘날에도 통용되고 있는 매너라는 행동 규범에 대해 유래된 기원과, 시대를 거치며 변화한 양식과 의미의 변천의 역사를 통해 매너가 가지는 본질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9개 단원에 걸쳐 8개 분야의 매너에 대해 시대별로 당시의 상식, 유행하던 형식과 의미의 변천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몸가짐과 바디랭귀지; 인사법; 식사예절; 자연 욕구와 분비물; 눈물과 웃음; 공격성; 성생활; 디지털 중세시대 등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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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매너라는 관습적 사회 행동 규범을 바라보는 관점은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면, 문화론 측면에서는 인간 본능을 억제하는 문명화 과정의 산물이라는 점과 생물학적 측면에서 자신과 타인, 자기 집단과 타 집단을 구별하는 인간 본능의 발현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 등장하는 매너 중에는 서양에만 존재하는 특이한 것들이 소개된다: 예를 들면,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인사하는 예절, 여성에게 볼 키스 인사 방법, 일대일 결투 관습, 계급적으로 허용되는 자유로운 성 풍습 등이 대표적이다.

반면에, 서양과 동양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매너들도 눈에 띄었다: 계급적으로 신분 차이가 날수록 복잡해지는 인사 방법, 추운 북쪽 지방일수록 발달하는 음주 문화, 일반인에게 공개되는 처형 방식, 광대에 의한 공개적인 조롱이나 풍자 오락 형식, 신랑 신부 첫날밤 엿듣기 등은 익숙한 내용이다.

흥미롭게 느낀 점은, 중세 시대는 무절제하고 방탕한 삶의 행동 양식을 거의 그대로 인정하지만, 근대 르네상스 시대로 진입하면서 본능에 대해 인위적인 규제를 가하는 형식으로 변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점이다. 같은 매너라고 해도, 시대에 따라 형식이나 의미가 달라지는 사례들이 소개된다. 특히 분비물 관련 부분에서 다양한 예시들이 소개된다.

한편, 중세시대 계급 사회에서나 볼 수 있었던 악행에 가까운 관습이 현대 디지털 시대에도 인터넷의 악성 댓글이나 가짜 뉴스 형태로 등장해서 반복되는 현상도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저자가 말한 대로 시대가 변해도 인간의 본성은 변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결국 사회적인 공감대를 얻는 행위가 사회적 관습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실천과 참여가 건전하고 유익한 사회적인 매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유럽 문화를 중심으로 사회적 관습을 형성하는 매너의 기원과 변천사를 흥미롭게 다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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