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 문화사 1989~2018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헤이세이 오타쿠 연구회 지음, 이석호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지난 30 여년 동안의 일본의 오타쿠 문화의 변천의 과정과 시기별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양상에 관해 서술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1989년부터 2018년까지 30년 동안, 일본의 연력으로 헤이세이기간 동안에 발전해온 오타쿠 문화의 내용을 사건이나 현상, 특성과 함께 년도 별로 기술하고 있다.

참고로, ‘오타쿠는 초기에는 만화, 게임, 애니메이션 등의 유치한 취향을 가지고 비사회적이며 변태적인 성향의 인간 유형을 나타내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다가, 점차 어른스럽고 한 분야에 대해 오랜 시간 동안 몰두하면서 전문적인 지식과 소양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나타내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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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 보니 생각보다 일본의 오타쿠 문화의 영역이 넓고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점을 깨닫게 된다:

오타쿠의 시작은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일본에서도 어른 세대의 시각에서는 유치한 취향에 속하는 분야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단순히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90년대 들어 발달하게 된 통신 기기와 전자 장비를 사용하여 함께 만들고 공유해 나가는 하나의 대중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게 느껴진다.

심지어 소수의 독특한 오타쿠 문화는 산업이나 사회적인 영향과 파급력 측면에서도 넓이와 세기가 커지는 알 수 있는 사례들도 소개된다: 코믹 마켓의 기업 참여,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의 뮤지컬화, 할로윈 코스프레 문화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과 일본이 서로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공유하는 문화 중에 하나가 오타쿠 문화로서,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된다: 동경의 아키하바라나 종로의 세운상가처럼 전자 제품 상가가 오타쿠들의 성지가 되었다든가, 전통적 만화 산업의 쇠퇴와 아이돌 걸 그룹의 유행 등의 현상은 비슷한 시기에 방송과 IT기술의 변화를 겪으면서 나타나는 문화적 양상으로 볼 수 있다. 한편, 폭력성이나 성적인 소재까지 포함하는 일본 오타쿠 문화 콘텐츠의 다양성과 범위는 한국에 비해 제약이 없어 보인다.

저자들이 진단하기에 30년이 된 오타쿠 문화의 현재 위상은 각 분야에서 새로운 기법이나 소재가 개발되고 발굴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리즈를 보다 심화되고 세련된 형식으로 리메이크하거나 확장하는 형태로 만드는 단계로 보고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저자도 지적한 사항이지만, 이야기의 소재나 캐릭터가 너무 많이 등장했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대한 수요보다는 기존의 캐릭터들에 대해 연속성을 가지고 보다 세련된 이미지나 스토리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아직까지 이런 캐릭터와 스토리 기반의 문화나 산업이 취약한 한국의 입장에서는 부러운 부분이다.

책의 구성상 연도 별로 발생한 문화 현상을 설명하기 때문에 일종의 백과사전식의 역할과 비슷하게 참고하는데 도움이 된다: 니코니코동, 세카이계, 라이트 노벨, 쟈니오타 등이 소개된다.

개인적으로는 몰랐던 일본의 오타쿠 작품이나 현상들, 문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일본 대중문화 중에 특히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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