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선비가 일본 사무라이를 만날 때
임태홍 지음 / 하움출판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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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19세기 중반에 활동했던 한국과 일본의 대표적인 지식인이었던 선비 출신 사상가 최한기와 사무라이 출신 사상가 니시 아마네의 학문관과 세계관의 비교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근대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되는 당시 조선 사회와 일본 사회의 서양 문명(학문과 기술)에 대한 수용 태도와 사상적 배경을 해설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최한기와 니시 아마네의 학문적 성취 과정과 사상적 가치관에 근거한 이상적세계관의 형성 과정의 2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두 사상가의 개인적인 삶과 사회적 모습을 대조하여 19세기 당시 조선과 일본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함께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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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더라도, 19세기 중반은 서양 세계의 제국으로부터 동양으로 근대화의 물결이 제국주의의 침략적인 형태로 밀어닥치던 시기이며, 전통사회에서 근대 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지는 시기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책의 구성은 학술 연구 보고서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내용은 일반적이고 쉬운 용어로 서술되어 있어서, 일반인이 읽기에도 적당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2가지 이유를 책의 저술 이유와 목적을 밝히고 있는데, 사실 책의 핵심 내용의 전부이다: 2명의 사상가를 비교하는가? 왜 비교 대상이 하필이면 최한기와 니시 아마네인가?

19세기 중엽 당시 조선과 일본의 전형적인 개방적인 사상가를 대표하기에 적당하며, 같은 시기를 살았던 2명의 사상가의 사상이나 학문적 방법론, 세계를 인식하는 가치관 등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비교해볼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당시 조선에서 실학을 연구하는 선비와 일본에서 소라이학, 난학, 양학을 학습하는 사무라이의 모습에서 서양의 과학 문명과 부닥쳐서 어떻게 인식하고 반응했는지가 고스란히 묘사되고 있다.

또한, 조선의 멸망이 조선 왕조 후기의 정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보다 근원적으로 사상적 배경과 가치관이 근대화를 수용하고 달성하는데 실패할 성격이라는 점을 저자가 지적하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다.

역사책에서 조선이 소위 소중화주의에 빠져 서양 문물을 배척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상은 조선 성리학의 사상적 이론과 가치관이, 역사학과 문명론에서 말하는 도전대응의 원리가 작동되지 않는 이념적 성격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 속에 포함된 선비사무라이라는 단어가 나타내는 의미가 여러 가지로 심오함을 느끼게 된다. 책에서 이상적인 평화와 현실적 생존 무력을 추구하는 특성이 현재 한국과 일본의 외교 관계 상황에까지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현실을 깨닫게 되면 놀라게 된다



*** 이 글은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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