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철학자들 - 소크라테스 이전의 자연철학
이봉호 지음 / 파라아카데미 / 2019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소크라테스와 소크라테스 이전에 활동했던 철학자들의 삶과 당시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통해 철학의 탄생과 철학적 사유의 본질, 초기 철학자들의 생각을 서술한 책이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12개 단원에 걸쳐 기술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국가의 역사와 배경; 초기 철학자들의 주장; 소크라테스 출현 당시의 아테네의 시대적 배경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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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철학사에서 말하는 소위 철학의 탄생부분에 해당되는 고대 그리스 철학의 발달 과정과 배경을 역사적 사건과 당시의 사회 모습을 중심으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사유를 서술하고 있다.

철학사에서 비중이 작게 다뤄졌었던 소크라테스 이전의 초기 철학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상세하게 많이 소개되고 있다: 밀레토스학파부터 이미 현대 과학의 큰 특징인 사고실험을 시행했었다든가, ‘만물은 수이다라는 피타고라스 학파가 한 말이 우주의 구성을 물질이 아닌 구조로써 표현한 것이라든가, 시간과 공간의 부정을 주장하는 엘리아 학파의 반대 이론으로 시간과 공간 부정을 부정하는 다자의 존재를 주장하는 원자론이 등장했다든가 하는 내용 등이 매우 흥미롭게 묘사되고 있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역사와 시대적 배경에 대한 서술도 함께 포함되어 있어, 당시의 사회적 모습과 가치관, 종교관에 대해 파악하고, 철학자의 사상이 형성되는 환경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 중에 하나이다: 예를 들면, 소크라테스가 청춘을 보냈던 bc. 450년대부터 430년대까지는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 말기 시절로 페리클레스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통치한 고대 그리스 문화의 황금기이지만, 동시에 황금만능주의와 논쟁제일주의가 판치는 직접 민주주의의 극단적 폐해가 나타난 시기라는 상황을 알고 있어야만 소크라테스의 행동과 주장을 이해하게 된다: 왜 당시 유행하던 소피스트들이 사용하는 설득을 위한 수사학이 아니라 본질과 목적에 대한 질문과 대화법을 소크라테스가 젊은이들에게 가르쳤는지,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의 행동들이 당시의 아테네 정치 활동과 관습에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를 알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철학의 본질과 관련된 소위 철학적 사유의 탄생 과정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리스 지방의 지도가 포함되어 있는 점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한가지, 1차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결과인 30년 평화 조약과 2차 펠로폰네소스 전쟁 중에 일어난 니키아스 평화조약이 섞여서 서술된 점만 제외한다면, 전반적으로 역사적 배경 속에서 서양 초기 철학자들의 사상을 입체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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