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셰프 서유구의 술 이야기 임원경제지 전통음식 복원 및 현대화 시리즈 4
서유구 외 지음 / 자연경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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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세기 조선 후기 유학자 풍석 서유구가 남긴 일종의 백과사전류인 임원경제지에 속해 있는 정조지(鼎俎志)의 내용 중에서 과 관련된 부분인 온배지류의 내용을 해석하여 현대식으로 재현하고 소개하는 책이다.

참고로, 서유구(1764~1845)는 조선 후기 정조때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지방과 중앙 관리를 지낸 유학자였으며, 청나라의 문물을 접하고 대략 36년 동안에 걸쳐 백과사전 격인 임원경제지를 저술했다.

책의 내용과 구성은 임원경제지의 정조지를 중심으로 크게 3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하고 있다: 술에 대한 총론(술의 유래와 종류, 술 제조법 등); 정조지에 등장하는 술의 소개; 사계절 재료로 빚는 술의 소개.

우선 이 책의 성격을 말하자면,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의 정조지의 온배지류의 원문 자체를 그대로 번역한 번역서가 아니라, ‘온배지류의 내용을 기반으로 책 속의 술 제조 레시피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해석하고 기술을 동원하여 재현한 결과와 감상을 담아 에세이 이야기 형태로 적고 있다.

, 조선 후기 유학자가 조선의 여러 지방을 돌며 관리를 지내면서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정리하여 작성해 남긴 일종의 표준적인 술 제조 레시피를 약 180년이 지난 후대의 술 연구가가 해석하고 연구하여 실험하여 얻어낸 내용들이 화사한 사진들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물론, 저자도 자신이 해석한 제조법으로 시행하여 만들어낸 술이 원문의 술과 일치하는지에 관한 고민이 있다는 점도 밝히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거나 신기하고 인상적인 점들이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저자는 술 제조 레시피를 공개하면서 완성된 술의 사진도 함께 싣고 있어서, 독자로 하여금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마치 현재 일반 요리 레시피 서적과 형태가 비슷하다. 글로 된 술 레시피의 완성된 결과물인 술의 빛깔과 농도를 눈으로 확인이 가능하게 된다.

똑 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제조 과정 상의 방법이 조금만 차이가 나도 결과물인 술의 형태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도 신기했다: 예를 들면, 책 속에 소개되는 발효주의 재료는 대부분 공통적으로 쌀, 누룩, , 3가지인데, 쌀을 삶아서 쓰느냐, 삶지 않은 생쌀을 쓰느냐에 따라 농도가 맑은 청주와 우윳 빛깔의 탁주로 달라지게 된다.

조선시대에도 포도주가 있었는데 서양의 포도주와는 제조 방식이 달랐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포도를 가지는 버리고 알만 따로 떼내어 삶아서 술을 만들어서 향기가 적은 대신 알코올 도수가 높아지는 것이 서양과 차이가 난다.

이 밖에도 저자가 전통주 제조 방식을 기반으로 개인적으로 시도한 현대적인 사계절 술의 제조 레시피도 공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코코아귀리주멜론바나나백주가 눈길을 끌어서 무슨 맛일지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조선 시대의 전통적인 술 제조법과 현대인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재현한 다채롭고 환상적인 전통술의 세계로 인도해주는 책이다. 한국의 전통주에 관심이 있다면, 필독서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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