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 나이트 - 천일야화 현대지성 클래식 8
작자 미상 지음, 르네 불 그림, 윤후남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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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에게 아라비안 나이트라고 알려진 아랍 지역의 전래 설화 중에서 대표작을 선별하여 담은 아랍 전래 문학의 설화 작품집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아라비안 나이트의 시작이 되는 샤리아르 왕자와 세에라자드 사이의 이야기로부터 지니 요정, 알라딘, 신밧드의 모험 등을 포함하여 총 26편의 이야기들이 12개 단원에 걸쳐 소개된다. 20세기 초반에 활동했던 아일랜드 화가의 삽화가 책 중간에 삽입되어 있어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아라비안 나이트는 본래 설화 문학이지만 영화나 뮤지컬,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어 왔기 때문에, 이야기의 대략적인 줄거리 내용이나 등장 인물의 이름 등이 우리에게는 이미 친숙하다: 요즘 인기 영화로도 유명한 알라딘과 요술램프, 알리바바와 도적 이야기, 신밧드의 모험 이야기 등이 대표적이다.

전래 설화 문학으로 접한 아라비안 나이트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통해 친숙해진 이름과 줄거리 내용과는 전혀 다른 면이 존재하고, 미처 몰랐던 점도 깨닫게 만든다:

우선,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야기의 배경 무대가 아랍 지역 전체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알라딘 이야기의 활동 무대는 중국과 아프리카 이집트이며, 알리바바는 페르시아(이란)에서, 신밧드는 바그다드(이라크) 사람으로 페르시아만과 인도양, 인도 제국에서 활약을 펼친다.

아랍 지역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슬람 문화나 아랍 전통의 관습 등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도 눈에 띈다: 예를 들면, 외부에서 찾아온 낯선 사람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라든가, 새벽 아침마다 기도를 해야 한다든가, 장례식에서 시신의 위치를 발끝이 메카 쪽으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든가, 신랑과 신부가 사전에 얼굴도 모른 채 부모 사이의 중재로 이루지는 혼인 풍습 등은 한국의 유교 전통과 비슷한 면도 느껴진다.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나 등장인물의 직업이 거의 대부분 상인이라는 점도 특이하다: 역사적으로 보면, 아랍지역은 주변 지역과 교역을 지속적으로 해왔다는 점과, 이방인의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하면서 모험을 겪을 수 있는 직업으로 상인이 안성맞춤이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아무래도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이야기의 내용 중에 잔혹한 표현이나 내용이 생각보다 많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가죽 주머니에 숨어 있는 도둑을 끓는 기름을 부어 죽인다든가, 몽둥이로 머리통을 박살내 죽인다든가 하는 표현은 충격적이었다.

기존의 영화나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르게 책으로 만나는 아라비안 나이트가 전해주는 색다른 맛을 느끼고 싶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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