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제국의 통사적 고찰

그들은 어떻게 세상의 중심이 되었는가 - 김대식의 로마 제국 특강
김대식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이 책은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를 문화 인류학과 역사학적으로 분석하고 제국의 등장과 쇠퇴의 요건들을 고찰한 책이다.

책의 구성과 내용은 4개 부분으로 나누어, 로마제국의 기원과 형성, 성장과 멸망의 역사와, 로마 제국의 문화적 유산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수행했던 이른바 ‘건명원’의 강의를 기반으로 작성된 책이다. 저자는 로마 제국의 역사와 관련하여 기본의 역사학의 주장에 대체로 비슷하지만 독특한 시각으로 기술하고 있다: 로마 제국의 등장이 갑작스런 새로운 문명의 탄생이 아닌 과거 인류 역사 상에 존재했었던 선대 서양 문명에 기초하여 제국 문명의 맥락을 이어받은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로마 제국의 멸망은 절대적 권력을 갖는 황제 제도의 정치 제도가 시대적 상황과 변화를 제 때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한 데에서 있다고 보고 있다. 로마 제국 이후 맞이한 서양의 르네상스를 시장, 지식, 기술의 3대 조건이 동시에 생겨난 유럽의 행운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눈에 띈다: 예를 들면, 로마 제국의 멸망이 훈족의 이동과 고트족의 반란과 로마 제국 내부의 정치적 혼란 상황을 들고 있는데, 좀더 비판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5세기 당대 최고의 군사력(군대와 무기)는 로마제국 군대였으며, 다만, 고트족 출신의 로마 군인의 비율이 큰 상황에서 고트족 출신 로마 군인에 대한 차별로 인한 반란군의 봉기를 유도한 측면이 크다고 보는 마이클 스콧 같은 신진 역사학계의 새로운 학설이론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저자 자신의 고유한 주장을 제기하는 것은 좋지만, 주장의 근거가 될만한 근거 자료나 문헌을 함께 제시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면, 저자가 파악한 로마제국 이후 르네상스 시대의 발전 요소를 가지고, 유럽의 상황과 아시아의 상황을 일대일로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이른바 ‘일반화의 오류’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전반적으로, 로마 제국의 문명과 역사에 대한 저자만의 통사적인 시각을 서술한 책이지만, 신중하게 읽어야 할 책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