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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 딕 ㅣ 생각하는 힘 :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38
허먼 멜빌 지음, 진형준 옮김 / 살림 / 2019년 5월
평점 :
이 책은 고래잡이를 떠난 포경선 피쿼드의 선원들이 향유고래 모비딕과 벌이는 처절한 싸움을 묘사한 소설이다.
평소 고래잡이 포경선의 선원 생활을 동경했던 청년 이슈마엘은 우연히 만난 인디언 출신 포경선원 퀘퀘그와 함께
에이허브 선장이 이끄는 포경선 피쿼드에 올라 항해를 떠난다. 이슈마엘이 피쿼드의 선원들과의 생활에 적응해갈
무렵, 에이허브 선장이 폭탄선언을 해버린다: 피쿼드호는 향유고래
‘모비 딕’을 추적한다. 악명높은
전설적인 흰 향유고래 모비 딕이 사냥 목표라는 선장의 선언에 선원들 대부분은 호응하지만 노련한 일등항해사 스타벅만은 선장의 지시에 부당함을 지적하고
바다한가운데서 반발하지만 결국 항해를 같이 하게 된다. 사실, 에이허브
선장과 모비 딕은 원한 관계에 있었던 것. 망망대해 속에서 위험한 폭풍과 험난한 파도를 겪으며 피쿼드
호는 모비 딕을 추적하던 끝에 결국 마주하게 된다. 과연 에이허브 선장과 피쿼드 호는 흰고래 모비딕을
사냥하여 개인적 원한을 풀어버릴 수 있을까?
이 소설은 19세기 미국 작가 허먼 멜빌의 작품으로, 포경선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선원들과 선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사회적 조직 안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갈등과
문제 해결에 대한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소설이 다루는 주제인 ‘리더십’
관련하여 대표적인 논쟁 주제 중에 하나로 바로 소설 속 등장인물의 평가가 사용된다: 허울
좋은 비전과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다수의 선원들의 호응을 얻어 권력을 지탱하지만 개인적 야심에 권력을 사용하려는 리더인 선장과 이를 알아차리고 공개적으로
부당함을 지적하고 저항해보지만 다른 선원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되는 일등 항해사의 대립이 대표적이다. 포경선의
상황을 일반적인 조직의 상황으로 확장시켜 대입해보면, 얼마든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적 상황이
된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신이 속한 조직 내에 부당함과 불합리함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동조하거나
거부하거나, 2가지 선택이 요구되는 갈등 상황을 직면할 때,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요소가 결정을 내리고 행동에 옮기는 것 모두 윤리적 판단에 근거해야 한다는 점을 작가는 스타벅의 예를
통해 말하고 있다: 폭력적인 수단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일등항해서
‘스타벅’의 이름이 커피숍의 이름으로 차용된 점이다.
포경선과 고래잡이에 대한 묘사도 흥미롭게 읽을거리이다.